삼성, TSMC 추격 바쁜데…쫓아오는 中파운드리 '투자 속도전'

입력 2022-03-22 13:01
수정 2022-04-21 00:02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꾀하는 가운데 현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2위 업체들이 생산능력 확장에 고삐를 죄었다. 파운드리 글로벌 1위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줄여나가는 삼성전자를 다시 후발주자들이 추격해오는 형국이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증권 매체 '즈퉁차이징' 등은 중국 파운드리 업체 화훙반도체는 전날 공시를 통해 커촹반('상하이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벤처·스타트업 기업 전용 증시)에 상장하기로 했으며 이미 이사회 승인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화훙반도체는 상하이거래소와 중국 금융당국 등의 승인을 거쳐 상장 시기와 기업공개(IPO) 규모를 확정할 예정이다.

화훙반도체는 시장에서 조달하는 자금을 연구·개발(R&D) 등에 쓰겠다며 추가 발행 주식수는 전체의 25%를 넘지 않는다고 밝혔다. 화훙반도체가 상장을 통해 조달할 자금의 규모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현지에선 150억위안(약 2조88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 소식에 홍콩 증시에 상장된 화훙반도체 주가는 전날 장중 한때 7% 가까이 치솟기도 했다.

중국 2위 파운드리 업체인 화훙반도체는 주로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한다. 지난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8.5% 증가한 4억5200만달러(약 5525억원)를 기록해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같은 기간 순익은 3560만달러(약 435억원)로 3132.1% 급증했다. 지난해 연간 실적은 오는 29일 발표된다.

앞서 중국 1위 파운드리 업체 SMIC는 지난달 올해 반도체 생산 능력을 늘리기 위해 50억달러(약 6조1000억원)를 신규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지난해 투자액 45억달러(약 5조5000억원)보다 늘어난 사상 최대 규모다.

SMIC는 50억달러 규모 신규 투자를 통해 월간 반도체 생산 능력이 8인치 웨이퍼 기준 현재 13만개 수준에서 15만개 수준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SMIC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 첨병 역할을 하는 기업이다. 중국 정부의 세제 지원, 보조금 지급 등 측면 지원을 받고 있으며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20년 SMIC를 상무부의 제재 대상 리스트에 올렸다. 이에 따라 SMIC는 네덜란드 ASML의 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도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중국은 5세대 이동통신(5G), 클라우드,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무인기, 우주 개발 등 여러 첨단 기술 분야에서 약진하고 있지만 반도체 분야에선 아직 선진국들과의 격차를 많이 좁히지는 못하고 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