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질주' 이끈 저축銀 수장들 연임 행렬

입력 2022-03-21 17:33
수정 2022-03-22 02:29

주요 저축은행의 최고경영자(CEO)들이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잇따라 연임하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에도 ‘장수 전문경영인’ 시대가 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자산 기준 1위 저축은행인 SBI저축은행은 지난 15일 임진구·정진문 각자대표의 연임을 확정했다. 새 임기는 1년이다. 기업금융을 총괄하고 있는 임 대표는 2015년부터, 개인금융 부문을 맡고 있는 정 대표는 2016년부터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다. ‘투톱 체제’가 성립된 2016년 5조원 수준이던 SBI저축은행의 총자산은 작년 말 13조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2018년 취임한 박경제 대신저축은행 대표의 연임도 이달 확정됐다. 박윤호 JT친애저축은행 대표와 최성욱 JT저축은행 대표도 연임이 유력하다. 박 대표와 최 대표 모두 차기 CEO 단독 후보로 추천돼 이사회 승인을 앞두고 있다. 2016년 대표직에 올라 2년씩 세 차례에 걸쳐 연임에 성공한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의 현재 임기는 오는 7월 만료되는데 4연임 여부가 주목된다.

2013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는 장매튜 페퍼저축은행 대표는 5대 저축은행 가운데 최장수 CEO로 꼽힌다. 2017년 취임한 김대웅 웰컴저축은행 대표는 2020년 연임한 데 이어 올 1월엔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지난 3일 취임한 최진준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대표는 상상인저축은행 상무 시절 5년간 기업금융 실적을 10배 이상 확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계열사 대표에 올랐다. 권종로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와 이호근 애큐온저축은행 대표도 2019년부터 4년째 지휘봉을 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과거의 오너경영에서 벗어나 전문경영인 체제로 변하면서 내부통제 시스템이 갖춰지고 경영의 투명성과 안정성이 높아진 결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2016년 말 52조원이던 저축은행들의 총자산은 작년 말 118조원으로 5년 만에 두 배 넘게 증가했다. 매년 10% 넘게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엔 증가율이 28%에 달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1금융권 ‘풍선효과’로 대출이 증가했고 자체 앱 활성화, 핀테크와 연계대출 등으로 수신 고객도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계 저축은행 중 올해 사령탑이 바뀐 곳이 적지 않다. 허상철 KB저축은행 대표, 정민식 하나저축은행 대표, 명형국 BNK저축은행 대표 등이 대표적이다. ‘영업통’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