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웹툰 시장을 두고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카카오가 지난주 유럽 만화 시장 중심지인 프랑스에 웹툰 공식 서비스를 내놓자 네이버가 곧바로 네이버웹툰 유럽 법인을 프랑스에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네이버의 웹툰 자회사인 네이버웹툰은 올 상반기 유럽 총괄 법인인 ‘웹툰EU’(가칭)를 신설하고 유럽 사업을 강화한다고 21일 발표했다. 이번 유럽 총괄 법인 신설로 네이버웹툰은 미국 본사를 중심으로 한국, 일본, 유럽까지 주요 시장에 모두 사업 거점을 확보하게 된다.
앞서 네이버는 2019년 웹툰 서비스 ‘웹툰(WEBTOON)’을 프랑스에 정식 출시했다. 지난해에는 독일어 서비스를 추가해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해왔다. 네이버웹툰은 연재 작품 수를 확대하고 현지 창작자도 발굴할 계획이다. 올해 프랑스어 서비스에 200여 개, 독일어 서비스에 100여 개 작품을 추가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오는 7월 프랑스에서 세 번째 웹툰 공모전도 진행한다. 독일에서도 하반기부터 현지 작가 등용문 시스템인 ‘캔버스(CANVAS)’를 가동해 현지 창작자 발굴을 시작한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유럽 법인 설립으로 더욱 현지화된 전략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도 최근 유럽 시장 공략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카카오의 웹툰 자회사인 카카오픽코마는 지난 17일 프랑스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9월 프랑스에 픽코마 유럽 법인을 설립하며 유럽 시장 진출을 준비해왔다. 픽코마는 그동안 프랑스에 소개되지 않은 한국과 일본의 인기 만화를 앞세워 프랑스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김형래 카카오픽코마 유럽법인 대표는 “향후 프랑스 현지 만화를 비롯해 유럽 지역 작품 비중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는 유럽 만화 시장의 전략적 요충지라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프랑스 만화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억9800만달러(약 3621억원)였다. 유럽 시장에서 가장 규모가 컸다. 매년 3~4% 성장해 2025년엔 3억4600만달러(약 4205억원)로 증가할 전망이다.
아직까진 네이버가 우세하다. 글로벌 데이터 분석업체 데이터에이아이(옛 앱애니)에 따르면 이날 구글플레이 기준 프랑스 만화 앱 매출 1위는 네이버의 웹툰이 차지했다. 2위는 네이버웹툰이 최대주주(지분 25%)인 콘텐츠퍼스트가 운영하는 웹툰 플랫폼 ‘태피툰’이었다. 3위는 NHN의 ‘포켓코믹스’였다.
김주완/구민기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