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가 시작되자 처음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부모들의 고민 중 하나는 자녀에게 '키즈폰'을 사줘야 하는지다. 업계는 신학기를 맞아 자녀의 안전을 걱정하는 부모들의 수요를 겨냥해 키즈폰을 속속 내놓고 있지만 이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10세 미만 이동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맞벌이 가정이 늘고 있고 코로나19로 인해 밀착돌봄의 중요성이 더 커지면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만 10세 미만 아동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51.0%로, 2015년 20.9%, 2016년 26.7%, 2017년 34.4%에, 2019년 47.1% 등으로 매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맞춰 이동통신 업계는 올해 초 아동들에 특화된 키즈폰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잼 꾸러기 폰', KT는 'KT 신비 키즈폰2', LG유플러스는 'U+키즈폰 위드 리틀카카오프렌즈'를 출시했다.
자녀에게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사주는 부모들이 가장 먼저 찾는 스마트폰은 키즈폰이다. 이름부터가 '키즈폰'이듯, 아이들에게 특화된 서비스도 많고 위치 추적 등 아이들의 행동을 통제하기 쉬운 기능들이 기본적으로 탑재돼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ZEM 꾸러기폰에 자녀를 케어할 수 있도록 돕는 어플리케이션(앱)이 기본으로 탑재돼 위치 조회나 스마트폰 사용 등을 부모가 손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KT는 신비 키즈폰2에 자녀의 공부 습관에 도움이 되는 앱을 새롭게 추가했고, LG유플러스는 U+키즈폰 위드 리틀카카오프렌즈에 '스마트 태그' 기능을 포함해 전작보다 자녀 보호 기능을 강화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형 A씨는 "키즈폰은 아이가 어디에 있는지 위치 추적이 되는 앱도 기본적으로 있었고, 전화나 문자를 누구랑 하는지 사사건건 내 폰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키즈폰, 고장도 잦다는데...요금제도 은근히 부담"키즈폰이 다소 불편하다고 털어놓는 학부형도 있다. 3학년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형 B씨는 "키즈폰의 위치 추적 기능이 생각보다 정확하지 않았고 애들이 문자보다 카카오톡을 더 많이 하는 데 카카오톡 대화 내용은 부모가 볼 수가 없어서 키즈폰을 고집할 이유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엄마들이 모여있는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키즈폰 고장이 너무 잦다고 해서 구매하지 않았다"는 글도 있었다.
적지 않은 요금제 때문에 집에 있는 공기계에 알뜰폰 유심을 따로 구매한다는 학부형도 있었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많이 쓰지 않는데, 월 2만원대로 나가는 요금제가 부담스럽다는 얘기다. 이들은 키즈폰 대신 일반 공기계를 쓰면서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 습관을 잡아주고, 위치 추적까지 할 수 있는 앱을 설치해 사용했다.
현재 이동통신 3사는 주니어를 대상으로 5G(5세대)와 LTE 요금제를 선보이고 있다. 5G 기준으로, SK텔레콤은 '5G ZEM플랜 베스트' 요금제를 월2만6000원(부가통화 100분+3GB+400KBbps), KT는 '5G 주니어 슬림' 요금제를 월 2만8000원 (부가통화 100분+3GB+400Kbps), LG유플러스는 '5G 키즈 29' 요금제를 월 2만9000원(부가통화 100분+3.3GB+400Kbps)에 제공하고 있다.
자녀를 둔 학부형이 모여있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학부형은 "집에 있는 아이폰 공기계에 편의점 유심을 개통해줬는데, 지난달 요금제가 4000원대가 나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형은 "공기계에 유심만 알뜰 유심을 사용했는데, 이벤트 가격으로 1년 넘게 월 3000원에 통화 50분, 데이터 1기가로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