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은 18일 툴젠에 대해 최근 ‘크리스퍼·카스9’ 특허 소송 결과가 회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툴젠은 유전자 편집 기술인 ‘징크핑거’ ‘탈렌’에 이어 크리스퍼·카스9까지 보유하고 있다. 크리스퍼·카스9는 3세대 유전자 편집 기술이다. 기존 유전자 편집 기술 대비 높은 정확도를 갖고 있다. 또 ‘가이드 리보핵산(RNA)’만 새로 제작하면 표적별 적용이 가능해 기술 편의성이 우수하다는 설명이다.
해외 비교 기업들과 툴젠의 크리스퍼·카스9 기술력 차이는 거의 없다고 봤다. 툴젠은 원천 특허 보유로 기술 사용이 자유로운 반면, 해외에서는 원천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연구실(브로드 연구소, UC버클리 등)과 신약 개발하는 기업이 분리돼 있다. 이에 전용실시권 계약을 통해 신약 개발을 진행한다.
툴젠은 미국에서 브로드 연구소, UC버클리와 각각 특허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특허청은 지난달 28일 브로드 연구소와 UC버클리의 특허 분쟁에서 연구노트 기준 진핵세포에서의 크리스퍼·카스9 선발명을 인정했다. 브로드 연구소의 특허를 독립된 기술로 최종 판정한 것이다.
브로드 연구소의 승소로 툴젠의 유리한 입지를 확인했다는 해석이다. 툴젠 역시 연구노트 기준 빠른 발명일 및 실험 구현을 통해 입증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근희 연구원은 “툴젠은 각각의 저촉심사에서 선출원일 기준 선순위 권리자(시니어 파티)에 속해있다”며 “툴젠은 진핵세포 관련 특허 출원일이 브로드 연구소와 UC버클리 대비 빠르지만 지난달 브로드 연구소와 UC버클리 판결에서 확인된 양사의 선발명 시점이 툴젠의 출원일보다 빠르기 때문에, 향후 선발명자로 인정받기 위해 연구노트 외에 실험 구현을 통한 입증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툴젠은 1단계 저촉심사(motion phase)를 진행 중으로, 올 중반 발표될 결과에서 유리한 입지 유지를 확인해야 한다”며 “이후 선발명자를 가리는 2단계 저촉심사(priority phase)에 진입해, 내년 상반기 툴젠 특허 저촉심사에 대한 방향성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신약 개발을 기대했다. 툴젠은 2022년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체외 크리스퍼 적용) 임상 1상에 이어, 내년에는 샤르코-마리-투스병(체내 크리스퍼 적용) 환자 대상 1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서 연구원은 “해외 기업은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크리스퍼·카스9를 활용한 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지만, 툴젠은 미국 특허 소송으로 인해 R&D 진행 속도가 다소 늦은 편”이라며 “다만 지난해 코스닥 기업공개(IPO)를 통해 대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만큼, 올해 본격적인 신약 개발을 기대한다”고 했다.
김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