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이 4연임에 성공했다. 이번 3년 임기를 다 채우면 총 15년으로 김해준 전 교보증권 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증권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 기록(13년)을 깨게 된다.
메리츠증권은 17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최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고 밝혔다. 업계 안팎에서 예상하던 대로 이변 없는 연임이었다. 임기는 2025년 3월까지다. 최 부회장은 2010년 4월 메리츠증권과 메리츠종금이 합병한 뒤 대표이사로 선임돼 지금까지 메리츠증권을 이끌어오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 석사(MBA) 출신으로 뱅커스트러스트 부사장,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 부사장, 골드만삭스 홍콩지점 상무를 거쳐 삼성증권 캐피털마켓본부장을 지냈다.
최 부회장은 철저한 성과주의와 파격적인 보상으로 메리츠증권의 고속성장을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2021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9489억원, 순이익 7829억원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4.6%, 38.5% 늘었다. 2017년부터 5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5.5%를 기록하며 8년 연속 두 자릿수를 이어갔다. 최 부회장이 취임하기 전 해에 5295억원이었던 자기자본은 지난해 5조3344억원으로 12년간 10배 넘게 늘어났다. 최 부회장이 지난해 상반기 현직 CEO 중에서는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27억8500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6억8000만원의 급여를 받은 배경이다.
메리츠증권은 전통적으로 부동산 금융의 강자로 꼽힌다. 지난해 6월 서울 마곡 마이스(MICE) 복합단지 개발사업 PF(프로젝트 파이낸싱)에도 참여해 2조5000억원 규모 PF 대출 중 1조1000억원에 달하는 물량을 따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