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의 영웅 교향곡과 운명 교향곡, 그리고 전원교향곡이 초연됐던 유서 깊은 연주회장이 2년 반에 걸친 대대적인 리노베이션 공사에 들어갑니다.
독일의 클래식 음악 전문 매체 무지크호이테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빈의 3대 오페라극장인 '테아터 안 데어 빈(Theater an der Wien)'이 전면 보수공사에 들어갔습니다.
테아터 안 데어 빈은 앞으로 2년 반 동안 건물의 기초를 포함해 전면적인 개보수 작업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건물의 전면부와 후면부도 개조될 예정입니다. 관련 비용은 6005만유로(약 811억원)가량으로 추산되며 빈 시예산에서 3900만유로를 부담합니다.
극장 관계자는 "미래 공연환경에 적합한 오페라하우스로 거듭나기 위해 장기적 시각에서 리노베이션과 현대화를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1801년 완공된 테아터 안 데어 빈은 1962년 전면 개보수 작업이 시행된 바 있습니다. 한 때 주차장으로 바뀔 뻔한 위기도 있었고 한동안은 뮤지컬 극장으로 주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테아터 안 데어 빈은 '악성' 루트비히 판 베토벤과 인연이 깊은 공연장으로 유명합니다. 베토벤의 교향곡 2번과 3번(영웅), 5번(운명), 6번(전원)이 이곳에서 초연됐습니다. 피아노협주곡 3번과 4번, 바이올린 협주곡을 비롯해 베토벤의 유일한 오페라 '피델리오'도 이 극장을 통해 선을 보였습니다.
베토벤 사후에도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오페레타 '박쥐'와 '집시 남작', 프란츠 레하르의 '유쾌한 미망인' 등이 초연한 공간입니다.
새 얼굴로 모습을 바꾸는 유서 깊은 공연장이 앞으로 어떤 역사를 써나갈지 궁금해집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