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의 신속승인을 위한 순차심사(Rolling Review) 서류를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에 제출했다고 16일 밝혔다. 영국 내 조건부허가(CMA)를 목표로 최대한 빠르게 최종 심사까지 진입한다는 목표다.
MHRA의 순차심사는 백신 및 치료제 평가를 가속화하기 위한 제도다. 최종 허가 전 신청 기관 또는 기업으로부터 유효성과 안전성 및 품질 자료 등을 순차적으로 받아 우선 검토하는 방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품질 자료와 비임상 독성, 효력 시험 및 국내 임상 1·2상 자료를 제출했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 3상 결과(데이터)도 확보되는대로 추가 제출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반기에 유럽의약품청(EMA)에도 GBP510 순차심사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어 세계보건기구(WHO)의 긴급사용허가(EUL)와 해외 국가별 긴급사용허가도 획득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는 목표다.
GBP510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미국 워싱턴대 약대 항원디자인연구소(IPD)와 공동 개발한 합성항원 방식의 백신 후보물질이다. 합성항원은 인플루엔자 B형간염 자궁경부암 등 기존 백신에서 장기간 활용된 방식이다. 섭씨 2∼8도의 냉장 유통과 장기 보관이 가능해 국내뿐 아니라 저개발국에서도 사용이 쉽다는 설명이다. GSK의 면역증강제 기술도 활용됐다.
GBP510은 국내외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추가 임상을 통한 접종 범위 확대에도 나섰다. GBP510 상용화와 동시에 추가접종(부스터샷) 및 소아·청소년 접종으로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GBP510 임상 1·2상 참여자를 대상으로 6개월 후 GBP510을 추가 접종하는 자체 임상을 통해 부스터샷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에 이미 허가된 다른 코로나19 백신으로 기본 접종을 완료한 성인을 대상으로 GBP510을 교차 투여하는 부스터샷 임상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 승인 후 현재 만 19세 이상 50세 미만 성인 550여명에게 투약 중이다. 고려대 구로병원 등 국내 9개 기관이 질병관리청 주도 연구자 임상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오미크론 등 코로나19 변이에 대한 GBP510의 예방 효과를 확인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최근 GBP510 임상 1·2상 참여자를 대상으로 추가 접종 시 오미크론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효과가 나타나는 점을 확인해, 이에 대한 확장 연구를 진행 중이다. 코로나19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바이러스 등과 함께 이에 관련된 변이주가 속한 ‘사베코바이러스(sarbecovirus)’를 표적으로 한 백신 개발에도 돌입했다.
소아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GBP510 국내 및 해외 임상 시험 준비도 착수했다. 상반기 중 임상 3상 진입이 목표다. 개발이 완료되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저조한 소아·청소년의 접종 참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엔데믹(endemic) 시대로 접어들면서 주기적인 백신 접종과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신규 백신 개발의 필요성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며 “현재와 미래의 팬데믹(대유행)을 극복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연구개발(R&D) 영역을 확장해 국내외 백신 산업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이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