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금통위 韓銀 총재 없이 열리나…우크라 사태 속 '정책 실기' 우려

입력 2022-03-17 01:16
수정 2022-03-17 01:17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문재인 대통령의 16일 오찬 회동이 무산되면서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후임자 임명 절차도 지지부진해지고 있다.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통하는 임지원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임기도 오는 5월 마무리되는 등 통화정책 혼란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날 한은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 회의는 다음달 14일과 5월 25일 열린다. 한은 총재 내정과 국회 인사청문회, 임명까지는 통상 한 달 안팎이 걸린다. 이번주께 이 총재 후임자 내정이 진행돼야 다음달 14일 금통위 회의가 총재 공석 없이 진행될 수 있다.

차기 총재를 논의할 윤 당선인과 문 대통령의 만남이 무산된 배경으로 한은 총재 인사권 등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이 꼽힌다. 한은 출신으로는 장병화 전 부총재와 윤면식 전 부총재, 이승헌 현 부총재가, 외부에서는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조사국장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이들을 놓고 정책·성향 등에서 청와대와 인수위의 호불호가 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금융계 인사는 “인수위가 한은 총재 청문회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신중히 처리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총재는 금통위 의장을 겸임하며 기준금리 결정 회의를 주재한다. 오는 4, 5월 금통위에서 의장의 공백이 생기면 주상영 위원이 의장 직무 대행을 맡을 예정이다. 총재 공석 장기화 우려가 커지는 것과 함께 은행연합회 추천으로 선임된 임 위원의 임기가 오는 5월 12일 끝난다. 총재 공백과 임 위원 교체가 통화정책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총재는 물가 상승 압력 등에 대응해 올해 한두 차례 금리를 더 올릴 계획을 시사했다. 하지만 총재의 공백 장기화와 임 위원 교체로 통화정책 실기(失期) 우려가 불거졌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경기가 불투명해진 데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통화정책 수장의 공백기가 길어질수록 통화정책 혼란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