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퇴임을 앞두고 무궁화대훈장을 받게 될 것이라는 보도가 논란이 되자 청와대는 15일 “셀프 수여가 아니라 상훈법 제10조의 법률집행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셀프 수여’ 논란에 대해 반박한 것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5일 페이스북에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문 대통령이 엄청난 예산을 들여 받지 않아도 될 훈장을 스스로 요청해 받는 것 같이 오해할 수 있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상훈법 제10조에는 ‘무궁화대훈장은 우리나라 최고 훈장으로서 대통령에게 수여하며 대통령 배우자, 우방원수 및 그 배우자 또는 우리나라 발전과 안전보장에 이바지한 공적이 뚜렷한 전직 우방원수 및 그 배우자에게도 수여할 수 있다’고 규정 돼 있다. 이 상훈법에 따라 역대 대통령들이 임기 중 무궁화대훈장을 받았다는 게 박 수석 설명이다.
박 수석은 “이승만 대통령부터 거의 모든 대통령이 취임 초에 수여했다. 노무현·이명박 대통령만 임기 말에 수여했다”며 “문 대통령은 취임 초에 수여하지 않았으니 임기 말에 수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박 수석은 행정안전부가 무궁화대훈장을 제작하는 것은 주무 부처의 당연한 실무적 준비일 뿐이고 청와대에 보고하거나 협의한 바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박 수석은 “이 같은 대한민국 최고 훈장을 문재인 정부에서 폐지하라는 것인지, 아니면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위해 기여한 바가 없으니 상훈법 규정도 무시하고 스스로 받지 말라는 것인지 언론은 주장의 논점을 명확하게 해달라”고 했다.
무궁화대훈장은 대한민국의 훈장 12종류 중 최고 훈장이다. 금 190돈 등 귀금속으로 본체를 뜨고, 은·자수정·루비 등 다양한 보석이 사용된다. 행전안전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6월 한국조폐공사에 의뢰해 무궁화대훈장 두 세트를 제작했다. 비용은 한 세트에 6823만7000원씩이고 총 1억3647만4000원이 쓰였다.
상훈법에 따라 전직 대통령들은 모두 무궁화대훈장을 받았지만 시기나 방식을 두고서는 논란이 계속돼왔다. '셀프 훈장' 논란도 계속됐다. 이에 일각에선 상훈법을 개정해 시기와 절차를 명시해야 한다는 주장, 차라리 신임 대통령이 퇴임 대통령에게 수여하는 방식도 고려해 볼만하다는 주장 등이 제기됐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