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들이 중·저신용자 대출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 1금융권 대출의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 신용점수 400~500점대(옛 8등급)인 사람도 한 자릿수 금리로 신용대출을 받은 사례가 나오고 있다. 차별화한 신용평가모형을 활용해 상환능력이 있는데도 시중은행에서 거절당한 중·저신용자(신용점수 KCB 기준 820점 이하)를 발굴한 결과다. “인터넷은행 취지에 걸맞은 금융 혁신”이란 긍정적 평가와 “위험 관리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토스뱅크가 올 1~2월 내준 신용대출 가운데 중·저신용자 비중은 31.75%를 기록했다. 중·저신용자 1인당 평균 2320만원을 평균 연 7.7% 금리로 빌렸고, 신용점수 454점에 대출이 나간 사례도 있다. 토스뱅크는 “실질소득 분석으로 건전한 중·저신용자를 선별해 저축은행보다 5%포인트 이상 낮은 대출금리를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에서도 신용대출 하한선이 신용점수 500점대까지 내려왔다. 케이뱅크는 올 1~2월 공급한 중·저신용자 대출이 2500억원을 넘어서 지난해 상반기(2568억원) 실적을 두 달 만에 채웠다.
금융권에서는 출범 5년을 맞은 인터넷은행이 새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7년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쓰기 편한 모바일 앱으로 ‘메기 효과’를 불러왔다면, 올해는 토스뱅크까지 가세해 대출 시장의 사각지대를 파고들고 있다는 점에서다. 편의성과 신속성을 뛰어넘어 가격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