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다는 여러 금융사들의 대출상품을 비교 및 중개하는 비즈니스를 주력으로 삼고 있는 핀테크 기업이다. 현재 하나은행과 전북은행, SBI저축은행 등 57개 금융사와 제휴를 맺고 신용·담보대출 등을 취급하고 있다. 이런 핀다가 자동차 금융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올해 초 현대캐피탈과 손잡고 자동차 장기렌트·리스 상품을 선보인데 이어 이르면 이달 말 하나은행과 함께 오토론도 내놓을 계획이다.
이번 신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핀다의 정상연 수석매니저(사진)한테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정 수석은 “‘자동차 구입 목적’으로 핀다에서 대출조회를 한 고객들이 꽤 많다는 것을 알게 돼 자동차 금융으로 보폭을 넓히게 됐다”며 “복잡한 절차를 간소화하고 금리와 수수료 등 비용을 내려 소비자 혜택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렌트·리스에서 ‘5일 도착’ 서비스가 눈에 띕니다.
“기존 렌트·리스 업체들이 ‘즉시 출고’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만 허위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핀다는 일정 물량의 차량을 확보한 후 실제 재고에 대해서만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24일 ‘사전 출시’ 콘셉트로 렌트·리스 상품을 선보인 이후 현재까지 평균 3.5일 만에 고객들에게 차량이 도착했습니다.”
▶어떤 차량을 취급하고 있나요?
“현대캐피탈과 제휴를 맺고 있는 만큼 현대차와 기아의 차량들을 갖고 있습니다. 아이오닉5와 EV6처럼 차량 대기시간이 1년 넘는 차종을 비롯해 쏘렌토, K8, G80, 셀토스 등이 있습니다. 다른 금융사들과도 협의 중인 만큼 상반기 안에 테슬라 등 수입차도 취급할 계획입니다. 신차뿐 아니라 인증 중고차도 준비 중입니다.”
▶캐피탈사 대비 핀다 서비스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고객들이 편리하게 상품을 볼 수 있다는 점이죠. 선납금 비율과 이용기간, 연 주행거리 등 조건을 선택하면 월 납입금 견적을 조회할 수 있습니다. 영업점 방문이나 전화 통화 없이 2분이면 견적서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다른 캐피탈사들도 ‘견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용자경험(UX) 측면에선 핀다가 강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카마스터’라 불리는 영업사원들에 주는 비용이 들지 않는 만큼 가격경쟁력도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고객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별도 마케팅을 하지 않았는데도 1월 말 서비스 출시 이후 현재까지 렌트·리스 견적을 내본 고객 수가 5만5000명 정도입니다. 1월에 견적을 내봤다가 3월에 이르러서야 계약을 하는 고객이 꽤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그만큼 이곳저곳 비교해보다가 핀다를 선택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토론도 출시할 계획이라고요?
“그렇습니다. 하나은행, 현대차와 상품 개발은 완료했고 이르면 이달 말 출시 예정입니다. 고객의 차량구매 이력과 차량운전 습관 등을 통해 금리를 낮추고 한도를 높이려 합니다. 정확한 수치는 말할 수 없지만 업계 최저 수준의 금리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한도는 6000만원이고 대출기간은 10년입니다. 시중은행 고객들이 타깃인 만큼 신용점수 800점 이상이 주 이용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핀다가 자동차 금융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일주일간 핀다에서 신용대출을 조회한 고객들의 자금 목적을 조사해봤습니다. 자동차 구입 목적이라고 답한 고객이 6만명 정도로 꽤 많았습니다. 작년에 오토 렌트·리스 상품을 준비하게 된 계기입니다. 자동차의 경우 초기 구매 과정 이후에도 추가적인 금융거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 금융에도 대환(대출 갈아타기)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차량을 승계하기도 합니다. 신용대출 주기가 1년인데 비해 자동차 금융은 3~5년 되는 만큼 사이즈도 크죠. 또한 차량 교체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어 이 시장이 커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또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현재의 자동차 금융은 어렵고 비효율적입니다. 어떤 영업사원을 만나는지에 따라 견적이 달라집니다. 작년 말 기준 국내 여신전문금융사만 114곳에 달합니다. 고객이 스스로 최적의 상품을 찾는 게 어렵습니다. 더 많은 금융사와 제휴하고 차량 브랜드를 유치해 고객의 편리성을 꾀하려 합니다.”
▶앞으로의 포부가 있을까요?
“자동차 금융은 혁신이 잘 이뤄지지 않은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핀다의 시장 진출이 기존 금융사들의 혁신을 불러일으키길 희망합니다. 가령 대출에서 금리인하요구권이 있는 것처럼 리스나 렌트를 이용하는 고객이 계약 초기보다 신용점수가 올라가거나 안전운전을 하면 이용료를 깎아주는 서비스가 향후에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신용점수가 일정 기준 이상이면 동일한 리스료가 책정되는데 핀다 같은 핀테크가 참여하면서 이 같은 공식이 바뀔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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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