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KB금융그룹 노동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선임에 공식적으로 반대 의견을 냈다. 외국인 투자자에게 영향력이 큰 ISS가 노조추천이사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하면서 적용 대상을 현행 공공기관에서 민간 금융사로 확대하겠다는 정치권 및 정부 측 움직임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ISS는 최근 KB금융 관련 보고서에서 오는 25일 열리는 주주총회의 제6호 안건(김영수 사외이사 선임안)과 관련해 주주들에게 반대표를 던질 것을 권고했다. 앞서 KB금융 노조협의회는 지난 9일 김영수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서와 위임장을 이사회에 전달했다.
ISS는 이에 대해 “노조는 (김 후보의) 이사 선임을 정당화하기 위한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국회를 통과한 ‘노조추천이사제(공공기관운영법)’에 따라 노조 지명 이사를 영입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KB금융은 정부 소유 기업이나 준정부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이 법을 적용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ISS의 반대로 25일 주총에서 해당 안건의 통과가 불투명해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KB금융 지분의 70% 이상을 블랙록(6.02%·작년 3분기 기준), JP모간(지분율 5.57%) 등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