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재명 역할론'에 "비대위원장 맡아야" vs "신중해야"

입력 2022-03-13 16:18
수정 2022-03-13 16:19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재명 역할론'을 두고 "이재명 상임고문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다가올 지방선거를 지휘해야 한다"는 주장과 "신중히 처리할 필요가 있다"는 엇갈린 주장이 나오고 있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호중은 비대위원장을 사퇴하고, 이재명은 지방선거를 이끌어달라"라며 "공동비대위원장 박지현은 탁월한 인선이지만 윤호중 비대위원장 사퇴가 없다면 소용없다"라고 적었다.

김 의원은 "성남시장, 경기도지사의 실적을 바탕으로 대선에서 선전한 이재명은 아래로부터의 개혁, 지방선거의 상징"이라며 "이재명 고문의 비대위원장 수락 여부를 떠나 현재 상황에서 지방선거를 최선으로 이끌 사람은 이재명이 분명하다"라고 강조했다.

손혜원 전 의원도 비슷한 주장을 내놓았다. 그는 지난 11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한판승부'에서 "(이 고문이) 전당대회에 나간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추대를 해서 모시면 된다"라며 "그래서 지방선거를 치러야 한다"라고 말했다.

손 전 의원은 "이 고문이 비대위원장이 되면 비대위원에 초·재선 의원으로 가득 채워 새로운 에너지로 심기일전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라며 "그래야 조금이나마 나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귀한 자산이 된 이재명을 당장의 불쏘시개로 쓰지 말고 아껴야 한다"라며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이 고문의 역할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신중해야 할 것"이라며 '이재명 역할론'을 경계했다.

안 의원은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진정성을 어떤 형식으로든 보여주어야 하며, 그럴 때 당은 비대위를 중심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라며 "이재명을 지지한 국민들께 민주당은 성찰과 혁신 그리고 통합으로 화답해야 한다"라고 했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도 "지금 힘든 대선 일정을 막 끝냈는데 (이 고문에게) 어떤 역할을 해달라고 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부담될 것"이라며 "대선 후보로 당을 대표했고 당원들의 사랑을 받았던 분이기 때문에 일정 정도 당을 위해서 역할을 해 주실 걸로 보고 이후에 또 그런 역할들이 있을 것"이라며 이재명 역할론에 반대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n번방 추적단 불꽃' 활동가 출신인 박지현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내용의 비상대책위원회 인선안을 발표했다. 민주당 비대위에는 이 밖에도 광주 선대위 공동위원장을 역임한 청년창업가 김태진 동네주민대표와 민달팽이 협동조합의 권지웅 이사, 채이배 전 의원, 배재정 전 의원, 조응천 의원 및 이소영 의원이 선임됐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