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코로나 델타 변이 확산 원인…애완용 햄스터 때문?

입력 2022-03-12 11:28
수정 2022-03-12 15:47


애완용 햄스터가 사람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옮겼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2일 사우스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대와 홍콩 정부 어업농업서는 국제 의학학술지 랜싯(Lancet)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지난 1월 홍콩에서 국지적으로 발생한 코로나19 델타 변이 감염 원인이 애완용 가게에 있던 시리아 햄스터(골든 햄스터)였다고 결론을 내렸다.

앞서 지난 1월 홍콩 도심 코즈웨이베이의 한 애완동물 가게의 수입 햄스터에서 채취한 표본 11개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다. 당시 이 가게 직원과 손님, 감염 손님의 가족 등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연구진은 표본으로 확보한 이 가게 햄스터 28마리 중 절반 이상이 코로나19 감염 징후를 보였으며, 유전자 서열 분석 결과 햄스터들이 작년 10월 중순에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했다.

햄스터가 일차적으로 사람에게 옮긴 코로나가 다시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면서, 당시 홍콩 내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연구진의 판단이다.

연구진은 그간 인간에게서 다른 동물로 코로나19가 전파될 수 있다는 사실은 여러 기존 연구를 통해 밝혀졌지만, 지금껏 양식 밍크 외에는 동물이 사람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한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이번 연구가 애완동물에 대한 모니터링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한편 홍콩 정부는 지난 1월 애완용 햄스터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온 이후 도시 전역에서 대규모로 애완용 햄스터를 수거해 살처분했으며, 이 조처로 동물 보호 단체와 애완동물 주인들이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