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행복해야 할 결혼식 날, 하객으로 온 신랑의 이성 친구들로부터 외모 품평을 비롯해 험담을 들은 뒤 파혼을 고려 중이라는 한 네티즌의 사연이 공개돼 화제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결혼식장에서 신랑 '여사친'에게 욕먹었네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사연을 공개한 네티즌 A씨는 "결혼식 날 신부대기실에 어떤 여자 셋이 들어오더니 사진을 찍고 있는 나와 친구들을 보고 '너무 별로다. 드레스도 안 예쁘다'고 하더라. 깔깔 웃는 그들을 보니 기분이 나빴지만 바로 따질 수도 없는 상황이라 참았다"고 전했다.
외모 지적에 이어 이들은 연회장에서 음식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고. A씨는 "내 인사는 지나치더니 신랑만 보면서 '여기 밥 너무 맛없다. 뭐 이런 데서 결혼하냐'고 하더라. 당황했지만 정신 없는 상황이라 이 역시 그냥 넘겼다"고 했다.
더욱 충격이었던 것은 결혼식을 다 마친 후였다. 친구들 축하 인사를 확인하던 A씨는 남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전체적으로 너무 별로였음"이라는 댓글을 발견했다. 결혼식장에서 험담하던 '여사친' 무리 중 한 명이었다. A씨는 이 여사친의 SNS에서도 "신부보다 하객이 더 나은 건 처음"이라는 글을 발견했다.
곧바로 남편에게 이야기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그냥 이상한 애들이니 넘어가자"는 것이었다.
A씨는 "정말 이대로 가만히 있는 게 맞는 거냐. 난 사진을 내리고 사과하는 게 아닌 이상 남편과도 찢어질 생각"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결혼식장에서 뒷말하는 거 많이 들어봤지만, 신부 들으라는 식으로 하는 건 또 처음이네", "저 정도면 일부러 괴롭히러 온 듯", "SNS 캡처해뒀다가 모욕죄로 고소하길", "와이프 욕을 했는데 무례한 행동은 확실히 바로 잡아야지"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결혼정보업체 듀오가 마크로밀 엠브레인을 통해 미혼남녀 300명 대상으로 '결혼식 참석 예절' 조사를 실시한 결과, 결혼식 민폐 하객으로는 '신랑·신부 험담하는 사람'(21%)이 '마스크 미착용자'(21.7%)와 1·2위를 다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웨딩문화센터가 공개한 하객 예절에 따르면 ▲시간 엄수 ▲옷차림 ▲축의금 ▲험담하지 않기 등이 결혼식 에티켓으로 꼽힌다.
예식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 신랑, 신부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고 여유 있게 기념 촬영을 하고 신부를 위해 흰색 옷은 피하는 것을 추천한다. 축의금은 음의 기운을 몰아내고 양의 기운을 채운다는 의미로 3만, 5만, 7만원 혹은 10만원 단위의 홀수로 준비한다.
또 신랑, 신부 외모에 대해 평가하거나 시부모님 등에 대해 캐묻는 등의 행동은 실례로 분위기를 망치는 뒷담화는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