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전 상무(최대주주)가 최근 공시된 정기 주주총회 안건과 관련한 본인의 입장과 주주제안을 하게 된 배경을 11일 밝혔다.
이날 박 전 상무는 보도자료를 통해 "회사는 창사 최대의 실적에도 불구하고 왜 주가가 15만원까지 폭락했는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며 "작년 주총을 겪으면서 회사는 여러가지 긍정적인 변화를 약속했지만 제대로 이행된 것은 없고 결국 실망한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의 외면으로 주가는 폭락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결과 소액주주들이 막대한 손실을 떠안은 상황으로 회사가 이행하지 않은 여러 약속들에 기반해 주주제안을 하게 됐다"며 "이번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등도 겉으로 보이는 수치와 다르다"고 전했다.
박 전 상무는 △사측 배당성향이 오히려 작년 대비 낮아진 점 △불과 0.56%의 자사주를 소각했다는 점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은 분리되지 않았다는 점 △경영진의 보상은 지나치게 과도하고 보상위원회는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점 △중장기 성장을 위한 투자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 △비연관 자산은 매각되지 않았다는 점 △금호리조트는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인수됐다는 점 등이 회사를 시장에서 소외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회사는 올해 주총을 불과 3주 앞둔 지난 8일에서야 주총소집 공고를 하고 여러 제안을 발표했지만 그 진정성과 실현 의지를 믿는 주주는 소수에 불과하다"고 했다. 회사가 주주친화경영을 앞세운 것과 달리 실제로는 배당성향이 낮아진 데다 자사주 소각도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박 전 상무는 "창사 최대 실적을 거둔 회사의 올해 배당안은 보통주 1주당 1만원, 우선주 1주당 배당금 1만50원으로 연결 기준 겨우 14%에 불과하며 오히려 작년 19.9%에 비해 감소한 배당 상향이 아닌 배당 정책의 하향이다"라고 말다.
박 전 상무는 회사의 주장대로 별도 기준일 경우 작년 금호석유화학 전체 당기순이익중 약 50%를 차지하는 금호피앤비 등 우량 자회사의 이익이 제외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회사가 주총을 3주도 안 남겨놓은 시점에서 1500억원을 들여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물론 자사주 매입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현재 시가대비 매입 규모는 불과 3%에 불과하고 취득한 자사주는 매입 후 전량 소각할 예정이라고 했지만 소각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도 밝히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주총을 대비해 급조한 주주 달래기식 방안은 주총을 무사히 끝내려는 회사의 절박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진정성을 느낄 수 없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했다.
박 전 상무는 "배당성향은 향후 연결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30%를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올해 화학업종의 다운사이클과 우크라이나 침공 등 경기 불확실성을 감안해 배당성향 30% 대신 보수적인 21%를 제안하게 된 점 모든 주주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대신 회사측이 현재 보유중인 17.8%의 자사주중 10%를 올해 안에 소각해줄 것을 요청한다"며 회사에 역제안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8일 이사회를 열고 제 45기 정기주주총회 예정 일시와 안건을 의결 공시했다. 오는 25일 열리는 주주총회의 주요 안건은 △사외이사 2명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1명 선임 △제 45기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총 4개다. 최근 주주 박철완 전 상무가 회사에 발송한 주주제안도 관련 안건에 함께 상정됐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