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우크라이나 '특별절차 신속가입' 사실상 거부

입력 2022-03-11 11:51
수정 2022-03-11 11:52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가 요청한 특별 절차를 통한 신속 가입을 사실상 거부했다.

10일(현지시간) CNN과 AP통신에 따르면 EU 회원국들은 이날 우크라이나의 EU 신속 가입 문제를 놓고 프랑스 베르사유궁에서 긴급 정상회의를 열었다. 앞서 지난달 28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신속한 EU 가입을 위한 특별 절차에 합의해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마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는 이날 회담장에 도착해 "패스트 트랙 같은 것은 없다"면서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은 장기간에 걸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EU 정상회의가 열리는 기간에는 EU가 우크라이나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집중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EU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보내야 한다면서도 우크라이나가 EU에 가입할 가능성은 배제했다. 그는 "오늘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절차를 개시할 수 있느냐,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불공평할 것"이라고 말했다.

EU 가입 절차에 27개 회원국 전체의 만장일치 승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성명서 초안에는 우크라이나와의 유대 및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회원국 정상이 아직 합의하지 않은 초안에는 "우크라이나는 우리 유럽 가족에 속한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반드시 이행할 것이며, 필요하다면 러시아와 침공을 도운 벨라루스에 추가 조치할 준비가 돼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EU 정상회의는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에 우크라이나 가입 신청에 관한 의견을 요청해놓은 상태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