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물가 40년만에 최대폭…뉴욕증시 일제히 하락[뉴욕증시 브리핑]

입력 2022-03-11 07:21
수정 2022-03-11 07:23
뉴욕증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회담이 소득 없이 끝난 가운데 소비자 물가가 전년 대비 8%가량 폭등하면서 하락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13.23포인트(0.34%) 밀린 33174.0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8.36포인트(0.43%) 내린 4259.52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5.58포인트(0.95%) 하락한 13129.96에 장을 끝냈다.

투자자들은 기록적인 소비자물가와 유가의 상승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회담을 주시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보다 0.8%, 전년 대비로는 7.9% 오른 수치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각각 0.1%포인트(p)씩 웃도는 수준이다. 전년 대비 물가상승률이 7.9%를 기록한 것은 1982년 1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음식료와 에너지 가격을 뺀 근원 CPI 상승률은 지난달 대비 0.5% 상승해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했다. 전년 대비로는 6.4% 올랐다.

계속되는 물가 상승 압력 속에서 유가는 등락을 오가며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이날 배럴당 106달러 수준에서 거래를 끝냈다.

전쟁 장기화 우려를 떨쳐내지 못한 점도 투자자들의 실망 매물을 부추겼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은 이날 터키에서 만나 협상에 나섰지만 별다른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회담을 마쳤다. 러시아 외무부는 아직 우크라이나와의 4차 협상 날짜를 잡지 않았으며 이달 말까지 4차 협상을 개최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2%를 넘어섰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처음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채권 매입 종료 시기를 큰 폭 앞당겼다는 소식도 나왔다. ECB는 이날 열린 통화정책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는 동결하고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의 순자산 매입은 예정대로 올해 3월 말에 종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현행 월 200억유로 규모 자산매입프로그램(APP)을 통한 채권 매입은 4월에는 400억 유로, 5월에는 300억 유로, 6월에는 200억 유로씩 조정한다고 밝혔다. 당초 2분기 월 400억 유로, 3분기 월 300억 유로, 4분기 월 200억 유로에서 일정을 크게 앞당긴 것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채권 매입 종료 후 얼마 뒤에 금리가 변경될 것"이라면서 "이는 점진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S&P500지수 중에 기술과 필수소비재, 금융, 통신 관련주가 하락하고, 에너지, 임의소비재, 유틸리티, 부동산 관련주는 올랐다.

아마존의 주가는 회사가 20대1로 주식분할에 나서고 100억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을 단행하겠다고 밝히면서 5% 넘게 뛰었다.

월가 은행 중에서는 처음으로 골드만삭스가 러시아에서 영업을 단계적으로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도 러시아 사업을 적극적으로 정리하고, 새로운 사업은 추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5일로 끝난 한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주보다 1만1000명 늘어난 22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21만6000명을 웃도는 수준이지만 여전히 20만명 안팎 수준을 유지했다.

한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2.22포인트(6.84%) 떨어진 30.23을 기록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