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장보러 가고픈 매장, 어떻게 만들어지나

입력 2022-03-10 18:10
수정 2022-03-11 00:54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유통 시장은 유례없는 성장을 기록했다. 반면 오프라인 매장에선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매장이 죽어가고 있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 정말 코로나19 때문일까.

글로벌 컨설팅 기업 ‘리테일 프로핏’의 설립자 더그 스티븐슨은 《리테일혁명 2030》에서 “코로나19는 그 시기를 앞당겼을 뿐, 오프라인 매장의 붕괴는 이전부터 일어난 현상”이라고 주장한다. 오프라인 매장은 이미 여러 면에서 온라인과 비등하게 경쟁할 수 없는 구조였다는 것이다.

불충분한 재고, 찾기 힘든 상품, 굳이 찾아가야 하는 불편함, 무거운 제품을 직접 집에 가져가야 하는 부담 등 오프라인 매장은 여러 면에서 고객에게 불편했다. 그러다 당일에 배송해 주는 온라인 쇼핑이 생기면서 모든 판이 바뀌게 됐다.

그렇다면 오프라인 매장엔 아무런 희망이 없는 것일까. 책에 따르면 ‘충성심’에 길이 있다. 저자는 “고객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줄 정답을 갖고 있는 제품과 브랜드를 찾고 있다”며 “이는 곧 소비로, 그리고 충성심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한다. 오프라인 매장을 유지하면서도 고객을 늘려가며 승승장구하는 기업이 그 증거다.

저자는 이런 기업을 유형별로 소개한다. 신발 업체 ‘나이키’는 ‘이야기꾼형’에 해당한다. 나이키는 유명 운동선수를 비롯해 평범한 소년, 인종차별에 맞선 운동선수 등을 조명하면서 매력적인 이야기를 만들어왔다. 고객은 그 브랜드를 신고 입음으로써 나이키의 이야기를 산다.

아웃도어 의류 기업 파타고니아는 ‘활동가형’이다. 파타고니아는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이 옷을 사지 마세요”라는 광고를 게재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환경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고, 새 옷 대신 환경을 위해 옷을 오래 입도록 하는 캠페인을 벌인 것이다.

이 밖에 ‘현자형’ ‘예술가형’ 기업도 있다. 저자는 “각 기업은 여러 유형 가운데 가장 적절한 타입을 골라 고객 질문에 자신의 브랜드가 어떤 답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