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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고 있는 A씨는 요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들여다보기가 무섭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8800선을 웃돌던 홍콩 H지수가 7000선조차 위태로운 수준으로 폭락하자 ETF 수익률이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10일 홍콩 항셍지수와 H지수는 각각 1% 남짓 올랐다. 하지만 그간의 하락폭을 만회하기는 역부족이다.
홍콩 항셍지수와 H지수는 지난 9일 각각 20,627과 7189로 떨어져 2만 선, 7000선을 위협했다. 홍콩 H지수가 7500을 밑돈 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이후 처음이다. 항셍지수와 H지수는 최근 한 달 새 각각 20% 가깝게 폭락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날 상승에 대해 “최근 워낙 급격하게 주가가 빠졌고 전날 국제 유가 조정으로 인해 단기 상승한 것”이라며 “당분간 변동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내외 악재가 즐비하다. 전 연구원은 “홍콩 증시는 중국 본토 기업들로 이뤄져 펀더멘털(기초 체력)은 중국 증시를 따라가고, 개방성으로 인해 선진 증시와 상관 관계가 높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 증시가 폭락했고 내부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봉쇄 조치가 거론되는 것, 전인대에서 별다른 경기부양책이 제시되지 못한 것이 고루 악재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홍콩 증시에 투자하는 ETF인 ‘KODEX 차이나H’ ‘TIGER 차이나항셍테크’ 등은 최근 한 달간 15% 넘게 뒷걸음질쳤다.
삼성증권은 홍콩 H지수 지지선을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지지선인 6500으로 제시했다. 전 연구원은 “이달이 홍콩 증시에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홍콩의 코로나 상황은 3월 정점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전인대 이후 경기와 주식시장 안정화를 위해 정부가 어떤 부양정책을 내놓을지, 우크라이나 국면이 이달 변곡점을 맞을지가 주가 향방을 가를 것이라는 설명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