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빙'에서 '당선'까지…지옥과 천당 오간 국민의힘

입력 2022-03-10 02:52
수정 2022-03-10 04:13

“당선 떴다!”

개표 결과 ‘윤석열 당선 확실’이 발표된 10일 새벽 3시30분.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에서 환호와 박수 갈채가 터져나왔다.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에서 ‘박빙’ 승부가 예측된지 8시간 반만이다.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들은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 상황실은 9일 밤부터 10일 새벽 4시까지 출구조사 결과와 개표 진행에 따라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방송 3사 출구 조사 결과가 발표된 9일 저녁 7시꼐 국민의힘 개표 상황실은 한 차례 술렁였다. 예상치 못한 1% 차 승부가 예상된다는 예측에 상황실은 순간 얼어붙었다. 투표 마감 직전까지 내부 조사를 통해 윤 당선인이 ‘낙승’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이 후보와의 격차가 1% 포인트 미만이라는 사실에 당황한 모습이었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일 오전 10시쯤에는 (윤 당선인이) 현충원을 갈 것 같고 이후 당사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윤 당선인의 당선을 전제로 한 발언이다.

개표상황실에는 무거운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준석 대표는 쓴 웃음을 지었고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작은 차이라 의외로 생각한다”며 상황실을 나왔다. 지역별 개표 결과에 따라 상황실은 탄식과 환호를 반복했다. 서울에서 앞선다는 결과가 나오자 “오오”하고 환호했지만 경기에서 뒤지자 “아아” 하며 함성은 잦아들었다.

개표상황실이 다시 활기를 되찾기 시작한 것은 9일 자정 무렵. 38% 이상 개표가 진행되면서 윤 후보 득표율이 이 후보를 따라잡는 ‘골든 크로스’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역전이 임박하자 상황실이 조금씩 들뜬 분위기에 휩싸였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기하고 있던 의원들에게 다시 모이라고 공지했고 의원들은 상황실에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개표 상황실로 들어선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뒤집자!“라고 외치자 청년보좌역들이 ”이기자!“고 화답했다. 권 본부장은 의원들과 일일이 하이파이브 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출구조사 직후 굳은 표정을 짓고 있던 원희룡 정책본부장도 그제서야 안색을 폈다.

선대본 관계자들은 ‘당선 유력’이 뜬 10일 새벽 2시께야 승리를 만끽하기 시작했다. 자정 무렵 골든크로스를 이루기는 했어도 1% 포인트 초박빙 싸움이 이어지면서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출구조사 공개 직후 상황실 TV만 지켜보던 것과 달리 의원들은 옆 자리에 앉은 이들과 웃는 얼굴로 대화를 나눴다. 선대본 관계자들은 휴대폰을 들고 셀카를 찍으며 승리를 자축했다.

윤석열 당선 확실이 뜬 건 새벽 4시다. 당직자들은 늦은 새벽까지 자리를 지켰지만 아낌없는 박수 갈채를 보냈다. 김 원내대표는 "내일 오후 10시에 당선인께서 현충원에 참배를 하실 것 같다"며 "2시에 중앙선대위 해단식을 할 것이다. 해단식을 마치는 대로 의원 총회를 열려고 한다"고 예고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윤 후보 당선이 확실시 된 4시10분께 상황실에 등장했다. 안 대표가 등장하는 순간 상황실에는 "와"하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분홍 넥타이를 매고 온 안 후보는 윤 당선인 좌석 바로 옆에 앉아 윤 당선인을 기다렸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