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덕에…콘택트렌즈 수출 확 늘었다

입력 2022-03-09 20:02
수정 2022-03-10 05:23
국내 콘택트렌즈산업이 지난해 사상 최대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됐던 글로벌 콘택트렌즈 시장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수출이 급증한 영향이다. 토종 콘택트렌즈 업계 1위 인터로조는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업계에선 인구 고령화와 미용 렌즈 수요 증가로 콘택트렌즈 시장 규모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 사태 기저효과 톡톡
콘택트렌즈는 귀에 걸어야 하는 안경의 불편함에서 벗어나려는 사람이 주로 찾는다. 땀을 많이 흘리거나 신체 활동이 많을 때 안경 대신 사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렌즈 표면에 색상을 넣은 컬러렌즈는 미용 목적으로도 널리 쓰인다. 야외 및 대면 활동에 쓰임새가 많은 만큼 코로나 사태로 외부 활동이 감소하면서 전반적인 수요가 확 줄었다. 2020년 국내 콘택트렌즈 수출액이 전년 대비 34.6% 급감한 이유다.

이런 추세는 1년 만에 뒤집혔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다시 콘택트렌즈를 찾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콘택트렌즈 수출액은 2억2941만달러(약 2834억원)로 전년 대비 28.6% 증가했다. 수입액은 21.7% 증가한 1억5846만달러였다. 수출액이 수입액을 크게 앞지르면서 무역수지는 7095만달러로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글로벌 콘택트렌즈 시장은 10조원 규모로, 이 가운데 중국 일본 등 아시아 비중이 70%를 차지한다. 국내 업체들의 주요 수출국 비중 역시 중국 32.4%, 일본 20.7%, 인도네시아·태국 각각 4.6% 등이다. 단순 시력 교정용 제품뿐만 아니라 미용 목적의 컬러렌즈도 한류 열풍과 함께 이들 국가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사상 최대 무역흑자 배경에는 토종업체들의 자구 노력 영향도 컸다. 인터로조는 콘택트렌즈를 54개국에 수출, 전체 매출의 약 65%를 해외 시장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168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이 업체는 지난해 1만4200㎡ 규모의 경기 평택 제3공장을 구축했다. 인공지능(AI) 제조데이터 분석이 적용된 스마트공장으로, 콘택트렌즈 도수 적중률을 70%에서 95%로 개선하는 등 생산효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기존 제품과 소재를 차별화해 2020년 12월 출시한 실리콘 하이드로겔 렌즈도 실적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고부가가치 제품 집중해야”국내 콘택트렌즈 내수 규모는 약 2800억원으로 수입 브랜드인 아큐브, 쿠퍼비전, 바슈롬 등이 전체 시장의 약 80%를 장악하고 있다. 내수 점유율 2위인 인터로조는 토종업체로는 유일하게 10%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30여 개 국산 업체들은 자체 브랜드를 내걸고 품질 향상 및 시장 점유율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콘택트렌즈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와 인구 고령화로 인해 콘택트렌즈 수요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도 시장 전망이 밝은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질병진단 관리 기능을 적용한 스마트 헬스케어 콘택트렌즈 등 고부가가치 콘택트렌즈 개발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앞으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