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말4초 매일 사망자 400명 나올 수도"…'잔인한 4월' 우려

입력 2022-03-08 17:04
수정 2022-03-09 01:04

“3월 말~4월 초 하루 사망자가 300~400명에 이를 수 있다. 따뜻한 봄이 와도 누군가에겐 ‘잔인한 4월’이 되겠다.”

김탁 순천향대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7일 SNS에 이런 글을 올렸다. 해외 사례를 근거로 따져봤다고 했다. 대다수 국가에서 신규 확진자 발생 건수가 정점을 찍고 2~4주 뒤 사망자 수가 꼭지에 오르는 패턴을 보였다는 것. 이때 사망자 수는 ‘확진자 정점’ 때 사망자 수의 두 배 안팎이었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이 공식을 요즘 상황에 대입하면 이런 결론이 나온다. 일단 7일 사망자 수가 186명인 만큼 1~2주 뒤로 예상되는 확진자 정점 때 사망자 수는 200명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사망자 정점’의 시점은 이로부터 2~4주 뒤인 3월 말~4월 초, 규모는 확진자 정점 때의 두 배인 400명 안팎이란 계산이 나온다.

사망자 수는 정점을 찍었다고 곧바로 줄어들지 않는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매일 300~400명이 코로나19로 세상을 뜨는 일이 한 달 넘게 지속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1~2개월 동안 1만~1만5000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런 불길한 예측이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규 확진자가 대폭 늘면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어서다. 특히 향후 사망자 증감 트렌드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인 위중증 환자 수는 2주 전(2월 21일) 512명에서 7일 1007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위중증 환자는 자가호흡이 어려워 인공호흡기나 체외막산소공급 장치(ECMO) 등을 달고 있는 환자를 말한다. 이런 위중증 환자는 신규 확진자가 늘면 2주 정도 시차를 두고 증가한다. 위중증 환자 확대는 자연스럽게 사망자 증가로 이어진다. 최근 2주 동안 신규 확진자 수(9만9568명→21만716명)가 폭증한 점을 감안하면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도 그만큼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의료계에선 위중증 환자가 2000명 넘게 나오면 자칫 작년 말 의료 붕괴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중환자 병상이 빠르게 차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감염 등으로 중환자를 돌볼 의료진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서다.

정부는 “위중증 환자가 2500명 나와도 감당할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의료계 일각에선 지금 같은 확산세가 지속되면 중환자 병상은 언제든 ‘만석’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최근 1주일 동안 50.1%에서 59.6%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코로나19 치명률을 떨어뜨리기 위해 ‘3차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60세 이상 3차 접종자의 치명률은 0.52%지만 미접종자는 5.53%에 달한다”며 “60세 이상 고령층은 예방접종이 최선의 대응법인 만큼 3차 접종까지 완료해달라”고 강조했다.

오상헌/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