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 키이우 인근에서 러시아 항공기 2대 격추

입력 2022-03-08 10:25
수정 2022-03-22 00:31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민간인 시설과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을 가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지에 긴급 구호품이 조속히 도착하지 않거나 인도주의적 휴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며칠 내 우크라이나인 수천 명이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는 이날 우크라이나 일부 도시에서 민간인 대피 통로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 관계자는 "8일 오전 10시(모스크바 시간)부터 러시아는 침묵 체제를 선포하고 인도주의적 통로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표했다. 대피 지역에는 수도 키이우(키예프)와 제2의 도시 하르키우(하리코프), 마리우폴, 수미 등이 포함됐다.

앞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벨라루스에서 3차 평화협상을 열고 인도주의 통로 개설에 재합의했다. 그러나 양측은 앞선 2차 회담에서도 민간인 대피에 합의했으나, 지난 5~6일 격전지인 마리우폴과 볼노바하 주민들은 휴전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탈출에 실패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지난달 24일 개전 이후 202개 학교와 34개 병원, 1500여채의 집이 파괴됐다고 발표했다. 마을 1000여곳은 전기와 식수, 난방이 끊겼다고 했다.



아래는 새로 전해진 소식들.

- 우크라이나군 사령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전투기와 대공 유도탄을 사용해 수도 키이우(키예프) 인근에서 러시아 항공기 2대를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대표단은 이날 3차 평화 회담을 열고 우크라이나를 떠나는 민간인들을 위해 안전대피로를 개방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임시 휴전으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에 게시한 동영상에서 "인도주의 통로에 대한 합의가 있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며 "러시아의 탱크, 다연장 로켓포, 지뢰가 그 자리에서 작동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에 포위당한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마리우폴에서 민간인 안전대피로에 러시아군이 지뢰를 깔았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 병사들이 전투지역에서 대피하는 민간인이 탑승할 예정이던 버스 여러 대를 파괴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는 점령한 지역에 조그만 통로를 열어 수십 명에게 개방했다"며 "이는 선동가, 직접적으로는 텔레비전 카메라를 향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 마리우폴에서는 구호품 보급 시도가 또다시 실패했다. 지난 주말 이곳에선 민간인 대피가 예정돼 있었지만,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계획이 실패로 돌아갔다.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관 보좌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의약품 난방 식수 모두 끊겼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미콜라이우 외곽에서는 거대한 폭발이 잇따라 발생했다. 러시아군 포격이 주택가를 강타한 것이다. 러시아군은 흑해 연안 전선의 요충지인 미콜라이우를 점령하겠다는 목표다. 다만 러시아군은 아직 미콜라이우 안으로 진입하지는 못하고 있다.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불안감을 나타내는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보호와 미국의 지원 방침을 재확인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리투아니아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는 공동의 방위를 강화하고 있다"며 "NATO의 집단방위 원칙을 명시한 나토 조약 5조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신성불가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NATO가 공격받는다면 NATO 영토 모두를 방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