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이 찍은 셰일株 급등

입력 2022-03-07 15:49
수정 2022-04-06 00:02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사진)이 국제 유가가 치솟기 직전부터 셰일오일기업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CNBC는 6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보고서를 인용해 “벅셔해서웨이가 올해 초부터 미국 옥시덴털페트롤리엄 주식을 매입해 현재 9120만 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벅셔해서웨이가 보유 중인 옥시덴털 지분은 전체 보통주의 약 9%에 달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국제 유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옥시덴털 주가는 지난 4일 56.15달러에 마감하며 18% 치솟았다. 1주일 전에 비해서는 45%가량 급등했다. 벅셔해서웨이는 국제 유가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전인 올해 초부터 옥시덴털에 투자했으며 이달 2일과 3일에는 6100만 주를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CNBC는 “버핏 회장은 최근 연례 주주서한을 통해 ‘우리를 흥분시킬 만한 투자처가 없다’고 했지만 옥시덴털은 매우 좋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제 유가는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날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140달러에 근접하기도 했다.

벅셔해서웨이는 옥시덴털 주식 8390만 주를 주당 59.62달러에 매입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옥시덴털이 아나다코페트롤리엄을 380억달러(약 46조원)에 인수할 때 벅셔해서웨이가 100억달러를 대출해주는 대가로 받은 신주인수권이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칸이 옥시덴털 비중을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아이칸은 2019년 옥시덴털의 아나다코 인수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2020년 옥시덴털 주가가 10달러 선까지 급락한 이후엔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요구해왔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