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기업인 한섬이 스타트업 투자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첫 투자 대상은 스포츠 콘텐츠 기업 ‘왁티(WAGTI)’다. 왁티의 콘텐츠 기획력을 이용해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맞춤 마케팅을 펼친다는 구상이다.
한섬은 스포츠 콘텐츠 기업 왁티에 53억5000만원을 투자했다고 7일 밝혔다. 한섬이 외부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투자는 남성복과 스포츠웨어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왁티는 스포츠 콘텐츠 분야에 특화된 스타트업으로 2016년 설립됐다. 왁티를 창업한 강정훈 대표는 삼성전자 마케터 시절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첼시와 구단 후원업무를 담당했다. 왁티는 현재 글로벌 축구 미디어인 ‘골닷컴’의 한국 에디션을 운영하면서 콘텐츠를 생산·제작하고 있다. 작년에는 골닷컴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골스튜디오(GOAL STUDIO)’를 출시했다. 이외에 런던 윔블던 경기장의 향을 담은 니치향수 ‘SW19’도 판매하고 있다. 왁티의 지난해 매출은 150억원 수준이다.
한섬 측은 이번 스타트업 투자 이유에 대해 MZ세대를 겨냥한 콘텐츠 다각화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한섬은 올 하반기 자체 골프웨어 랑방 출시에 맞춰 왁티의 스포츠 마케팅 역량을 적극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한섬 관계자는 “왁티와의 긴밀한 협력 관계 구축을 통해 MZ세대를 겨냥한 맞춤형 콘텐츠를 개발하고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더한섬하우스, EQL 등 한섬의 온·오프라인 유통 플랫폼과 해외 홀세일 채널을 적극 활용해 왁티의 상품도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섬은 이번 투자를 계기로 스타트업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한섬 관계자는 “앞으로 뷰티·리빙·액세서리·스포츠 등 전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 및 스타트업 등과 협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