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는 지난 2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7일 경찰과 합동으로 충남 당진공장과 서울사무소, 서울영업소, 본사가 있는 현대차·기아 사옥 서관 등 네 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번 사고는 작업 중이던 50대 근로자가 고온의 액체상태 아연을 담고 있는 대형 포트에 추락해 발생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압수수색을 통해 안전보건 총괄책임자의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 의무 위반 여부, 경영책임자의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 확보 의무 위반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고 당일 고로사업본부 안전보건 총괄책임자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이튿날인 3일엔 현대제철 대표가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도금생산부장을 입건했다.
회사 관계자는 “본사 사장실까지 9명의 근로감독관이 투입돼 압수수색을 벌였다”고 말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회사 업무 매뉴얼 등 사고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압수물을 분석해 향후 사고 관련자를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또 피해자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현대제철 예산공장에선 5일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1명이 철골 구조물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진제철소 사망사고가 난 지 사흘 만이었다. 피해자는 자동차 부품을 제조하는 금형기의 수리 및 청소 작업을 하던 중 금형기 일부가 떨어지면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1월 27일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같은 기업에서 연이어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은 현대제철이 처음이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