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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모기업인 일본의 패스트리테일링이 러시아 시장에 남기로 했다. '러시아인들도 옷 입을 권리가 있다'면서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의미로 글로벌 기업들이 러시아를 속속 떠나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행보다.
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패스트리테일링은 러시아에서 영업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은 러시아에서 철수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옷은 삶의 필수품"이라며 "러시아 사람들도 우리와 같은 삶을 살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러시아 내 유니클로 매장 50개는 계속 운영될 것이라고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그의 발언은 1991년 소련 붕괴 후 30년간 러시아에 투자해온 글로벌 기업들이 영업을 중단하는 움직임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유니클로와 달리 다국적 기업들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러시아와 '손절'하고 있다. 유니클로의 라이벌 '자라'를 운영하는 스페인 기업 인디텍스는 러시아 내 502개 매장을 일시 폐쇄하고 온라인 판매도 중단한다고 밝혔다. 나이키는 온라인 판매 중단에 이어 오프라인 매장 120여곳도 문을 닫기로 했다. 애플도 러시아에서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을 팔지 않기로 했다. 에르메스, 샤넬 등 명품 브랜드도 이미지를 고려해 러시아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일본은 미국과 유럽 등 서방 세계와 함께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과 러시아 관료의 자산 동결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하지만 일본 기업들의 입장은 엇갈린다. 일본 완성차업체 도요타와 혼다는 완성차의 러시아 수출을 중단했지만 담배업체 재팬토바코는 러시아 영업을 유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러시아 담배 시장에서 37%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패스트리테일링은 글로벌 의류업체들이 중국의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비판하며 신장산 면화 사용을 중단했을 때도 보이콧에 동참하지 않았다. 야나이 패스트리테일링 회장은 기업들이 정치적 선택을 하도록 압박을 받는 추세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