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은행, 폭락한 러 채권 '줍줍' 했더니…탐욕 '비판'

입력 2022-03-06 18:00
수정 2022-03-07 01:09

미국 월스트리트의 대형 은행들이 러시아 채권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제사회의 금융 제재로 가격이 폭락한 러시아 채권을 사들인 뒤 차익 실현 기회를 노린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제재 효과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투자라는 비난이 거세다.

블룸버그통신은 월가 소식통을 인용해 골드만삭스 JP모간 등이 최근 러시아 회사채 매수에 들어갔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러시아 에너지 회사 가스프롬, 러시아철도, 철강 기업 에브라즈 등이 발행한 회사채와 러시아 국채 투자에 뛰어들었다. JP모간은 2억달러 규모의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회사채에 투자했다고 최근 고객들에게 밝혔다. 두 은행은 투자자의 요청을 받아 매수 주문을 넣기도 했지만 직접 러시아 채권을 사고팔며 수익을 올릴 기회 역시 노린 것으로 알려졌다.

JP모간 애널리스트들은 러시아와 관련된 회사채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을 고객들에게 최근 전달하기도 했다. JP모간은 러시아 에너지 회사 루크오일의 회사채 가격이 현재는 액면가의 20~40%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추후 액면가를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여러 국가가 금융 제재를 통해 러시아의 돈줄 말리기에 나선 상황에서 (러시아 채권에 투자하는 등) 역방향으로 가는 기업들은 평판이 훼손될 위험에 노출됐다”고 전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