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인공지능(AI) 연기자로 고품질 콘텐츠를 만들 수 있습니다.”
김태수 네오사피엔스 대표는 최근 온라인으로 열린 ‘제8회 AI 스타트업 라운드테이블’에서 이렇게 말했다. AI 스타트업 라운드테이블은 유망 AI 스타트업과 투자처를 찾는 벤처캐피털(VC)을 연결해 주는 행사다. AI미래포럼(AIFF)과 VC인 캡스톤파트너스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사가 후원한다.
김 대표가 2017년 설립한 네오사피엔스는 AI 연기자로 음성과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타입캐스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대본만 입력하면 실제 ‘사람 성우’ ‘사람 연기자’가 한 것처럼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 그는 “170여 개의 AI 연기자는 성우부터 아나운서, 캐릭터, 강사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며 “최근엔 방송 내레이션, 홈쇼핑 등 1시간이 넘는 장편 콘텐츠 등 활용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타입캐스트 가입자 수는 100만 명에 달한다. 서비스의 최대 장점은 회사의 독보적인 AI 음성인식 기술, 영상 합성 기술을 앞세운 콘텐츠 제작의 효율성이다. 실제 사람 목소리를 쓰려면 인력 섭외, 녹음, 편집 등 시간과 비용이 들지만 타입캐스트를 활용하면 그렇지 않다. 회사는 최근 256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AI 스타트업 텐은 기업 서비스에 AI 적용을 지원하는 머신러닝작업(AI MLOps) 플랫폼 ‘AI 펍(Pub)’을 운영하고 있다. AI 펍은 그래픽처리장치(GPU) 자원 운용 기술을 기반으로 AI 개발과 운영 업무를 지원하는 ‘완전 관리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세진 대표는 “AI 펍만으로 인프라, GPU, 스토리지 등 AI 운영에 대한 모든 것을 관리할 수 있어 다양한 사업 분야에 AI를 손쉽게 접목할 수 있다”며 “엔비디아 및 스토리지 업체 넷앱과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AI 업체 마인즈랩, LG전자 등을 비롯해 여러 기업과 학교, 연구기관에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일상 생활의 불편함을 잘 포착한 스타트업도 있다. 펄핏은 딥러닝과 이미지프로세싱 기술을 활용해 사진 촬영만으로 자신의 발 사이즈를 측정하고 맞춤형 신발 상품을 추천해 준다. 온라인으로 신발을 살 때 실제 사이즈가 브랜드와 종류마다 달라 불편했던 점이 창업 배경이 됐다.
이선용 펄핏 대표는 “사람마다 발 사이즈, 너비와 높이 등 발 모양이 다르고, 찾고자 하는 신발의 내측 사이즈와 표기 사이즈 등이 모두 다르다”면서도 “펄핏은 80만~90만 건의 발 데이터를 비롯해 다양한 학습 데이터를 가공시켜 알고리즘을 고도화했다”고 말했다.
이경호 코넥시오에이치 대표는 머신러닝 및 AI 기술을 활용한 기업 평가서비스 ‘CAH’를 운영하고 있다. 기업의 재무적인 요소는 물론 인사, 연구개발(R&D) 현황 등 비재무적 요소를 비교할 수 있다. 이 대표는 “현재 기업 신용 평가는 1년에 한 번 정도 이뤄지는데 CAH를 활용하면 실시간으로 기업 역량을 확인해볼 수 있다”며 “재무제표가 없거나 기존 기업 평가 시장에 진입하지 못했던 영세업체의 경우 CAH의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제1금융권 중금리대출과 연결시켜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