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등 아시아의 바이오·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기술회사를 합병하는 스팩(SPAC)이 미국 증시에 입성했다. 국내 기술기업들의 해외 상장 기회도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일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밸류언스1(Valuence Merger Corp.I)’이란 스팩이 거래가 시작됐다. 주식에 부여되는 코드(티커)는 ‘VMCAU’다. 밸류언스1의 운용사인 밸류언스캐피탈은 지난 1월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증권신고서(S1)를 제출하고 공모금액을 모아왔다. 밸류언스캐피탈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 악재에도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며 공모금액 2억달러(약 2384억원)를 모두 모았다”고 3일 설명했다.
밸류언스1은 첫 번째 아시아기업 전용 스팩이다. 합병 대상은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바이오·생명과학, ESG 기술기업이다. 밸류언스캐피탈은 밸류언스1에 합병시킬 기업가치가 최소 2000억원 이상의 아시아 기술기업을 찾을 계획이다. 스팩 합병 후에도 기업의 상장 연착륙을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밸류언스캐피탈은 한국의 신기술금융사인 크리스탈바이오사이언스가 투자하고, 한국의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크레디언파트너스, 한국계 투자은행(IB) 전문가, 헬스케어 전문가 등이 주축이 된 자산운용사다. 조중명 크리스탈지노믹스 대표와 김영민 전 특허청장이 사외이사로 합류했고, 노부유키 이데이 일본 소니그룹 전 회장은 고문을 맡고 있다.
우성윤 밸류언스캐피탈 대표는 “작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쿠팡은 주가 조정에도 여전히 국내 유통 상장사 대비 10배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등 아시아 증시는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받고 있다”며 “스팩을 통해 기술력을 갖춘 아시아 기업을 미국 시장에 상장시켜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팩을 통하면 상장 전문 인력 부재와 관련 상법 및 SEC 규정 이해 부족, 긴 상장 소요 기간 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밸류언스캐피탈은 1호 스팩 상장 후 2호, 3호 스팩도 준비하고 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