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주 시도하면 철창에 가둬"…中 '쇠사슬녀' 이어 '철창녀' 논란

입력 2022-03-03 08:00
수정 2022-03-03 08:02

중국의 한 인터넷 방송 BJ가 여성을 납치한 후 철창에 가둬 생활하게 했다고 주장해 공안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2일 소상신보는 "장쑤성 '쇠사슬녀'에 이어 '철창녀'가 발견돼 관련 부처가 조사 중이다"라고 보도했다.

산시성 위린시에 거주하는 리모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웨이신(위챗) 계정 방송을 통해 2009년 한 여성을 잡아와 1남 1녀를 낳게 했다고 주장했다.

리 씨는 "탈출을 시도할 때마다 구타하고 철창에 가뒀다"며 해당 여성이 딸을 출산한 뒤 2015년 이웃에 3만 위안(573만 원)을 받고 팔았다고 했다.

리 씨가 공개한 영상에서 여성은 정신적으로 건강해 보이지 않았다.

리 씨의 계정 팔로워 수는 7만 8000명이며 지난 1일 이같은 발언을 생방송에서 하던 중 신고를 받고 출동한 공안에 체포됐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 여성은 2009년 칭하이성의 한 대학에 다니던 중 실종된 학생인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달 장쑤성 쉬저우시의 한 판잣집에서 쇠사슬에 묶여 학대를 당한 이른바 '쇠사슬녀' 사건이 알려진 바 있다.

이 여성은 인신매매를 세 차례 거쳐 현 남편 둥모(55)씨에게 5000위안(약 94만 원)에 팔려 8자녀를 낳았다. 하지만 정상적인 결혼 생활을 하지 못한 채 쇠사슬에 묶여 갇혀 지내는 등 학대를 당했다.

현지 당국은 둥씨 등 3명을 인신매매 혐의로 체포하고, 사건을 은폐한 공무원 17명을 징계했다.

해당 사건이 알려지며 민심이 들끓자 중국 당국은 지난 1일부터 연말까지를 부녀자·아동 인신매매 범죄 특별 단속 기간으로 설정하고 인신매매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전국정치협상회의 주정푸(朱征夫) 위원은 최근 인신매매로 이뤄진 혼인이나 입양을 원인 무효화 하는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