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텔레콤(한국통신)이던 KT의 의미를 확장하겠습니다. 이제 KT의 T는 ‘테크놀로지(기술)’일 수도,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일 수도 있습니다.”
구현모 KT 대표(사진)는 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말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의장단 소속인 그는 ‘MWC 2022’ 참석차 바르셀로나에 머물고 있다.
구 대표는 ‘확장’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KT의 성장동력이 될 국내외 신사업을 늘리겠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적극 협업한다. 그는 이날 애덤 셀립스키 아마존웹서비스(AWS)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클라우드 협업을 논의했다.
구 대표가 KT의 기존 사업부를 분사해 신설법인을 세우기로 지난달 결정한 KT클라우드 관련 내용이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KT와 AWS는 각각 국내 1위, 세계 1위 클라우드 회사다. 두 회사는 작년부터 AI·클라우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서로 다른 사업자가 함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멀티클라우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사업에서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KT 클라우드를 쓰는 국내 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 AWS 클라우드를 연결해 주고, 외국 기업이 한국에 올 땐 반대 방향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구 대표는 MWC 2022에서 아시아 대형 통신기업 등과 만나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 협력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전환(DX) 사업도 확대한다. 그는 “그간 DX 주요 수요처이던 대기업뿐 아니라 정부,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위한 DX 서비스도 제공할 것”이라며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DX 방식도 다각화한다”고 했다.
국방 분야를 예로 든다면 기본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물론 IoT 기술로 무기 전력을 디지털화하는 작업까지 모두 KT가 맡겠다는 구상이다. 메타버스와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도 활용한다. KT가 해군사관학교 수업에 디지털트윈 솔루션을 들인 게 대표적이다. 공간이 너무 좁아 여러 명이 한 번에 들어갈 수 없는 잠수함을 디지털트윈으로 만들어 AR·VR 교육을 한다.
구 대표는 “지방자치단체 등에 메타버스 기반 대민업무 솔루션을 제안하는 등 기업 간 거래(B2B)와 기업·정부 간 거래(B2G) 신사업에 힘쓸 것”이라며 “KT는 잘 갖춰진 통신 인프라 위에 디지털 서비스를 접목할 수 있어 DX에 적격인 사업자”라고 했다.
구 대표는 올해가 임기 3년째다. 그는 “지난 2년간 AI 역량 강화와 케이뱅크 정상화 등에 공을 들였다”며 “이제 KT는 AI로 수백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 됐고, 케이뱅크는 작년 연간 실적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했다. 구 대표는 “이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빅데이터와 노하우를 쌓았다”며 “통신 기반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서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르셀로나=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