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과 설렘 뒤섞인 등굣길

입력 2022-03-02 17:51
수정 2022-03-03 00:27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0만 명을 돌파한 가운데 2일 전국 초·중·고등학교가 일제히 개학했다. 학부모는 겨우내 집에만 있던 자녀가 학교에 가는 것을 환영하면서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 시내 1315개 초·중·고교 중 시설공사로 휴교 중인 4개 학교를 제외한 1311개교가 새 학기를 시작했다. 강남구 도곡중에서는 아침 일찍 일부 학생이 교문에 나와 ‘웰컴 도곡’ 등이 쓰인 손팻말과 꽃다발을 들고 친구, 선후배에게 환영 인사를 건넸다. 일찌감치 등교한 중학교 2학년 박모양은 “오랜만에 친구와 선생님을 만날 생각에 며칠 전부터 개학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들뜬 학생과 달리 교사 및 학부모의 우려는 여전했다. 교육부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를 감안해 오는 11일까지를 ‘새 학기 적응 주간’으로 정해 학교장 재량으로 정상 등교 대신 단축수업이나 원격수업 등을 탄력적으로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로 인해 같은 지역이라도 학교 방침에 따라 등교 방식이 제각각이어서 학부모는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는 “오전에 자가진단키트 검사를 하고 등교해야 하느냐는 학부모 전화만 10통 넘게 받았다”며 “공문 처리하고 학부모 연락을 받느라 교과 수업준비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초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서모씨(42)는 “학생 사이에서도 감염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언제부터 갑자기 비대면수업으로 전환할지 몰라 돌봄서비스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 일동초는 학부모에게 “급식실 직원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 정상적인 급식을 할 수 없다”는 긴급 공지를 보내기도 했다. 급식 대신 식사 쿠폰을 제공하거나 도시락 지참을 통지한 학교도 있다. 대다수 학교는 학생에게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나눠준 뒤 사용법을 지도하고 오후 2시 이전에 하교시켰다.

최만수/최세영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