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전 세계적인 현안으로 부상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때마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에 출간된 우크라이나 관련서가 이례적인 판매량을 기록해 주목된다. 지난달 21일 출간된 《유럽 최후의 대국, 우크라이나의 역사》(구로카와 유지 지음, 안선주 옮김, 글항아리)다.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지낸 일본의 전직 외교관이 쓴 이 책은 초판 1500부와 2쇄 1000부가 순식간에 동났다. 3쇄는 당초 1000부를 발주했다가 3000부로 늘렸다. 강성민 글항아리 대표는 2일 “초판 1000부를 소화하기도 힘든 인문서 시장에서, 그것도 잘 알려지지 않은 국가의 역사서로는 이례적인 판매량”이라며 “곧 4쇄에 들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기존에 국내에선 우크라이나의 역사와 문화를 다룬 책이 많지 않았다. 한정숙 서울대 교수가 2016년 번역 출간한 미하일로 흐루셰프스키의 《우크라이나의 역사 1·2》(아카넷)는 고전이라고 평가받는 역사서지만 1913년에 원저가 나온 만큼 현대사가 반영되지 못했다. 주우크라이나 한국 대사를 지낸 허승철 고려대 교수가 쓴 《우크라이나 문화와 지역학》(우물이있는집)도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위치, 역사, 종교, 민속, 문학, 언어, 정치, 경제를 두루 다뤘지만 개략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용이 충실한 책이 때맞춰 출간돼 독자들의 관심에 부합했다는 평가다. 이 책은 고대 스키타이와 키예프 루스 시절부터 소련 붕괴 후 독립국가 성립까지 우크라이나의 역사를 압축적으로 소개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