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교전이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개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2700선을 회복했다.
다만 증시의 힘은 강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주가지수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제기돼 한국 증시에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부풀었지만,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경기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2일 코스피는 직전 거래일 대비 4.34포인트(0.16%) 오른 2703.52에 거래를 마쳤다.
전장보다 0.87포인트 낮은 2698.31로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는 오전에는 보합권에서 혼조세를 보이다가 오후 들어 강세를 나타내며 2716.45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장 막판 힘이 빠지며 2700대 초반으로 밀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이 6333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며 지수를 끌어 올렸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354억원 어치와 3187억원 어치를 팔았다. 프로그램 매매는 2092억원 매도 우위였다.
개인은 MSCI가 러시아 지수를 제외될 가능성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폭락세를 보이는 러시아 증시를 MSCI 지수에서 제외하는 걸 고려하고 있다는 MSCI 측이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전한 영향이다.
또 정부가 이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조기에 완화하는 걸 검토하겠다고 밝힌 뒤 코스피의 상승세가 강해지기도 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이틀 동안 자영업자와 의료계, 지방자치단체 등 각계 의견을 수렴한다. 이르면 오는 4일 열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최종 발표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요 업종은 혼조세였다.
특히 경기에 민감하다고 알려진 업종들 사이에서도 주가 흐름이 엇갈리는 모습이 나타났다. 국제유가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 급등의 영향으로 조선사들이 포함된 기계, 철강·금속, 화학, 전기가스업 등은 강세를 보였지만, 자동차기업이 포함된 운송장비, 섬유·의복 등은 내렸다.
또 경기 둔화 우려에 미 국채금리가 1.72% 수준까지 내려가면서 금리 상승의 수혜를 받는 보험, 금융업, 은행 등도 크게 내렸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의 영향이 우려된 현대차와 기아도 2% 넘게 빠졌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5% 넘게 올랐다. 미국의 완성차업체 스텔란티스의 전기차 출시 목표 확대 및 배터리 수요 호조 전망의 영향이다. 카카오와 SK하이닉스도 1% 넘게 상승했다.
코스닥은 시가총액 상위에 포진한 이차전지 소재 기업의 약진으로 전일 대비 14.38포인트(1.63%) 오른 895.45를 기록했다. 이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944억원 어치와 679억원 어치의 주식을 샀고, 개인은 4490억원 어치를 팔았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가 각각 4%대 후반과 3%대 후반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천보도 3% 넘게 올랐다. 펄어비스와 카카오게임즈도 각각 5.78%와 2.7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HLB,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CJ ENM은 하락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3.80원(0.32%) 오른 달러당 1206.09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