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마을, 온라인 축산물 유통 플랫폼 정육각에 팔린다

입력 2022-03-02 16:00
수정 2022-03-02 16:16
이 기사는 03월 02일 16:0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온라인 축산물 유통 스타트업인 정육각이 이마트에브리데이, 컬리, 바로고 등을 제치고 친환경 유기농식품 유통회사인 초록마을을 산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초록마을의 최대주주인 대상홀딩스는 회사를 매각하기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정육각을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대상홀딩스 지분 49.10%을 비롯해 특수관계인(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 장녀인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 30.17%·차녀 임상민 대상홀딩스 전무 20.31%) 등 지분 99.57%다. 초록마을 인수전엔 이마트에브리데이와 컬리, 바로고 등 다수의 유통 회사들도 뛰어들었으나, 정육각이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우협에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초록마을의 가격은 1500억원 안팎 수준에서 결정됐다. 대상홀딩스는 매각 주관을 맡은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함께 이달 중순께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준비중이다.

초록마을은 전국에서 404개 매장을 운영하며 친환경 신선식품을 파는 유통회사다. 농민과 소비자간 상생을 추구하는 플랫폼으로, 오프라인 위주로 영업한다. 고가인 유기농 제품을 취급해 주로 수도권 및 강남 등 고소득 동네에 매장을 냈다.

2016년 설립된 정육각은 온라인으로 초신선 축산물을 유통하는 스타트업이다. 도축장, 도매, 소매 등 복잡한 유통 단계를 단축시켜 도축한 지 4일 이내의 돼지고기를 유통하며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다. 돼지고기 등 육류를 중심으로 유통하다가 도계 1일 이내 닭고기 및 산란한 달갈 등까지 판매 라인을 확장하면서 초신선제품 유통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당일 배송을 고집해 사업 초기에는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만 유통하다가 지금은 경기, 인천 등으로 사업지역을 넓혔다.

정육각이 이번에 초록마을 인수전에 뛰어든 것도 이 같은 오프라은 유통망이 필요해서다. 정육각은 400여개가 넘는 고소득 지역 매장을 갖게 되면서 전국 유통망을 갖추게 된다.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모두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축산물 유통 중심에서 농산물 등 친환경 제품을 추가해 라인업도 확장하게 된다.

초록마을은 12년만에 대상그룹 품에서 떠나게 된다. 1999년 설립된 초록마을은 2010년 대상그룹이 인수했다. 국내 친환경 유기농 농산물을 유통해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후 온라인 유통망 강화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경영상 어려움을 겪었다. 2020년 매출 1927억원이었으나, 이익을 내지 못하고 3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김채연 기자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