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완주 의지를 밝힌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안 후보로 향하는 표심을 얼마나 돌리는지도 대선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대선이 임박하면서 사표(死票) 방지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안 후보는 5~8%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안 후보는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지지율을 일정 부분 잠식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예컨대 안 후보가 지난 20일 윤 후보와의 단일화 결렬을 선언한 이후 진행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 후보 지지율은 24일 6.8%에서 28일 8.6%로 상승했다. 안 후보의 지지층이 결집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20대와 40대, 여성과 무당층 등에서 지지율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이 후보(40.5%→38.7%)와 윤 후보(41.9%→42.0%)의 지지율은 소폭 빠지거나 거의 그대로였다. 세부적으로 보면 이 후보는 20대(-3.8%포인트), 여성(-3.8%포인트) 등에서 지지율이 하락했다. 윤 후보는 40대(-4.9%포인트)와 무당층(-2.2%포인트) 등에서 지지율이 내렸다.
이 후보로서는 안 후보를 지지하는 20대와 여성을, 윤 후보에게는 안 후보를 향한 40대와 무당층의 표심을 공략해야 하는 셈이다.
이 후보가 연일 안 후보에 대한 구애를 펼치고 있는 것도 반윤(反尹) 성향 안 후보 지지층을 노린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지난 28일 경북 경주 황리단길 유세에서 "통합의 정치, 제3의 선택이 가능한 진짜 정치 교체를 하자"며 "(이는) 이재명의 주장이고 안철수의 꿈이고 심상정의 소망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추진했던 윤 후보 측은 '투표 단일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2일 안 후보와의 단일화와 관련, "우리가 기다리지만, 쉽지 않으면 투표로 단일화하는 수밖에 없지 않나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는 "후보 단일화는 무산됐더라도, 정권교체를 바라는 측면에서 안 후보와 정치철학을 공유할 수 있고 향후 국정운영 비전을 함께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며 "이것이 안 후보의 지지층까지 끌어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조미현/이동훈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