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조카가 여자친구 어머니를 서른일곱 번 찔러서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을 맡아서 데이트 폭력, 심신미약이라고 하고, 또 딸이 보는 앞에서 엄마를 회칼로 난자에서 살해한 흉악범을 심신미약 심신상실이라고 변호했다"고 공격했다.
윤 후보는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3차 TV 토론에서 "여성 인권을 무참히 짓밟으면서 페미니즘 운운을 하고 이런 분이 이 나라의 지도자가 되면 과연 젊은이들이 이 아이를 낳고 싶은 그런 나라가 되겠냐"며 이렇게 따졌다.
윤 후보가 언급한 사건은 16년 전 이 후보의 조카 A씨가 저지른 모녀 살인사건을 말한다. A씨는 2006년 5월 헤어진 여자친구의 집을 찾아가 여자친구와 어머니를 흉기로 각각 19번, 18번 찔러 살해했다. 당시 아버지는 창문 밖으로 뛰어내려 전치 12주 중상을 입고 목숨을 건졌다.
A씨 외삼촌인 이 후보는 '범행 당시 충동조절능력의 저하로 심신미약의 상태에 있었다'는 취지로 변론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이 후보는 "가족들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변호사라는 직업 자체가 뭐 범죄인을 변호하는 일이어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고 해도 저의 부족함이었다"라며 "또 피해자 여러분께는 사죄의 말씀을 다시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페미니즘과 이건 상관이 없다"며 "변호사의 윤리적 직업과 그 다음에 사회적 책임 이 두 가지가 충돌하는 문제니까 분리해서 말씀해주시면 좋겠다"고 반박했다.
윤 후보는 그러자 "여성들이 그렇게 생각을 할지는 의문"이라고 되받아쳤다.
앞서 두 후보는 페미니즘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이 후보는 페미니즘에 대해 "여성의 성차별 불평등을 현실로 인정하고 그 불평등을 시정해 나가려는 운동을 말하는 것"이라며 "남녀가 못 만나고 저출생에 영향을 준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휴머니즘의 하나로서 여성을 인간으로서 존중하는 것을 페미니즘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