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인들 사재기에…비트코인 가격 급등

입력 2022-03-01 17:32
수정 2022-03-10 15:56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로 러시아 금융시장이 흔들리자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다.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러시아인들이 대체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러시아를 돕는 중국 등을 제재할 수 있는 ‘세컨더리 보이콧’ 도입을 검토 중이다. 한국 정부도 1일부터 스베르방크 등 7개 러시아 은행과의 금융 거래를 중단하고, 2일부터 발행되는 러시아 국채의 매입과 거래를 중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해외 암호화폐 시황 분석 업체인 코인게코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일 오후 2시 기준 4만3333달러로 14.02% 급등했다.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한 2020년 2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미국과 우방국들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러시아 은행을 배제하는 제재를 하면서 러시아 루블 가치 및 국채 가격이 급락하는 등 러시아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자 러시아인들은 비트코인 ‘사재기’에 나섰다. 2047년 만기인 달러 표시 러시아 국채 가격은 지난달 28일 50% 이상 급락했다. MSCI지수에서 러시아가 퇴출될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등 증시도 불안하다. 러시아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고 거래도 활발해진 모습이다. 우크라이나 암호화폐거래소 거래량은 전쟁이 발발한 지난달 24일 이후 세 배 이상 늘었으며 약 7% 안팎의 ‘우크라이나 프리미엄’까지 붙었다. 올 들어 비트코인을 ‘위험자산’으로 분류했던 투자자들의 인식도 점차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기획재정부는 러시아 금융제재에 동참하기 위한 조치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7개 러시아 은행 및 자회사와의 금융거래, 러시아 국채 매매가 제재 대상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러시아의 암호화폐 거래와 제재 우회를 차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글로벌 암호화폐거래소에 러시아 개인·단체가 루블화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협조 요청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박진우/노경목 기자/워싱턴=정인설 특파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