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기술과 인공지능(AI)이 보편화하면서 마케팅 업계의 트렌드는 단연 ‘초개인화’다. 개개인의 취향, 소비 패턴 등 개개인의 데이터를 알고리즘으로 반영하는 초개인화는 한층 정교화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의미한다. 유튜브, 넷플릭스의 추천 서비스가 대표 사례다. 범용화된 서비스인 만큼 고도화가 관건이다. 소비자에게 어떤 AI가 더 최적화된 추천을 하는지에 따라 마케팅의 성패가 갈린다.
디지털 마케팅·분석 솔루션 기업 오브젠은 고성능 AI 분석 플랫폼을 제공한다. 오브젠은 서울대에서 통계학을 전공하고 한국IBM 소프트웨어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한 전배문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설립했다. 현재 같은 IBM 출신이자 창업 멤버였던 이형인 대표(사진)가 이끌고 있다.
오브젠은 롯데카드, 신세계 등 다양한 기업에 데이터 추출 및 분석, AI 적용, 액션 자동화에 이르는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고객사는 솔루션에 자체 설정을 통해 마케팅 프로세스를 설정할 수 있다. 정보기술(IT) 전공자가 아니라 일반 직원들도 원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뽑아 마케팅 자동화를 할 수 있는 셈이다.
과거에는 단순 연관 정보를 이용한 협업 필터링 수준에 불과했지만 ‘머신러닝 방식’을 도입해 솔루션은 더욱 고도화되고 있다. 고객의 취향 변화나 새로운 니즈까지 AI가 자동으로 학습해 정밀화된 맞춤형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게 오브젠 측 설명이다.
이런 AI 분석 플랫폼은 마케팅뿐 아니라 전체 사업에도 적용할 수 있다. 대용량 데이터, 실시간 데이터 등을 수집·분석해 특정 사업에 대한 실적 등을 예측할 수 있다. 오브젠은 한 금융사의 7개 서비스 영역에서 633종의 개인화 모형을 개발해 모바일 앱, 마이데이터 서비스 등에 적용했다. 기존 100시간 작업을 5시간 만에 수행하도록 데이터 처리 속도도 높였다.
오브젠 관계자는 “AI 알고리즘 고도화를 통해 지속해서 변화하는 방대한 데이터의 활용도를 극대화할 예정”이라며 “산업별, 기업별 개인화 추천 모형을 만들어 수요에 따른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브젠은 이런 솔루션을 구독형으로도 제공할 계획이다. 라이트 버전부터 고급 버전까지 다양화해 고객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다. 오브젠은 지난해 초 85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 네이버 클라우드, DS자산운용, 유진투자증권, PTR자산운용 등이 투자에 참여했다. 이번 상반기 코스닥 상장도 추진하고 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