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리츠(부동산투자회사)가 쏟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인사와 관련 규정 변경 등으로 주춤했던 인허가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그동안 준비 중이던 리츠가 한꺼번에 시장에 풀리는 양상이다. 올해 첫 상장 리츠인 코람코더원리츠가 이달 선보이고, 다음달에는 마스턴프리미어제1호위탁관리리츠가 상장에 나서는 등 당분간 리츠 상장 열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마스턴프리미어제1호위탁관리리츠를 포함한 9개 리츠에 대한 변경 인가와 등록이 이뤄졌다. 지난 17일 이후 한동안 멈췄던 리츠 관련 인허가가 한꺼번에 진행됐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운용사들의 리츠 준비 상황과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영업인가 현황 등을 감안하면 인허가 신청 사례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초 신한서부티엔디리츠 상장 이후 잠잠했던 리츠 상장도 재개된다. 코람코더원리츠가 이달 2~3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하고, 이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서울 여의도 하나금융투자빌딩을 기초자산으로 한 이 리츠는 투자자에게 공모가 기준 연 환산 6.2%대의 수익률을 제공할 계획이다. 1% 미만의 낮은 오피스 공실률과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바탕으로 지난달 진행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역대 상장 리츠 중 두 번째로 높은 794.9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4월엔 마스턴프리미어제1호위탁관리리츠가 상장한다. 이 리츠는 프랑스 파리 크리스털파크 빌딩에 투자하는 수익증권(마스턴유럽9호)과 프랑스 노르망디 아마존 물류센터 2곳(마스턴글로벌), 인천 쿠팡 물류센터(코크렙52호)의 지분증권을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다. 모집 규모는 신주 1186만 주(600억원어치)다. 상장 주관은 삼성증권이 맡았다.
리츠가 금리 인상, 증시 불안 속에서 안정적인 배당 이익을 낼 수 있는 점이 부각되자 운용사들은 대거 추가 상품을 내놓거나 기존 상품을 보강하고 있다. SK디앤디의 리츠 관련 자회사 디앤디인베스트먼트(DDI)는 임대주택 전문 리츠 ‘디디아이브이씨위탁관리리츠’와 ‘디디아이엘브이씨위탁관리모리츠’의 영업등록을 신청했다. 디디아이브이씨리츠는 국민연금공단(NPS)과 합작한 리츠며, 디디아이엘브이씨모리츠는 교직원공제회, 신한은행과 합작했다. 두 리츠는 SK디앤디의 임대주택 브랜드 ‘에피소드’를 활용한 임대주택 개발사업을 진행한다.
코람코자산신탁은 기존에 설립된 리츠의 기초자산과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2020년 상장한 코람코에너지플러스위탁관리리츠(코람코에너지리츠)는 추가 차입과 신규자산 취득을 위해 사업계획 변경 인가를 받았다. 코람코에너지리츠는 현대오일뱅크가 SK네트웍스로부터 사들인 전국 주요 거점 주유소 187개와 부속 상가를 기초자산으로 설립했다. 여기에 물류센터도 신규 자산으로 편입하기로 하고 인천과 경기 용인에서 물류센터를 사들였다. 또 수원 광교 GS칼텍스의 주유소 부지를 매입하는 등 부동산 개발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같은 날 사업계획 변경인가를 받은 코크렙제41호위탁관리리츠도 기존에 투자 중인 부동산에 대한 자산 재평가와 자본재구조화 등을 시행할 계획이다. 2017년 설립된 이 리츠는 신축 건물인 서초 마제스타시티를 매입한 뒤 임대 운용하고 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