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여당 대통령 후보부터 친여 인사까지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25일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6개월 초보 정치인'이라고 표현하면서 "초보 정치인이 대통령이 돼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가입해주지 않으려고 하는데, 가입을 공언하고 러시아를 자극해서 결국 충돌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논란이 일자 이 후보는 "제 본의와 다르게 일부라도 우크라이나 국민께 오해를 드렸다면 표현력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사과했다. 하지만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이 후보의 발언부터 사과까지 일련의 과정이 담긴 보도를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했다.
우상호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도 이 후보를 두둔했다.
우 본부장은 28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진행자가 이 후보의 우크라이나 발언 관련 사과에 대한 입장을 묻자 "사실은 냉정하게 분석해보면 러시아의 침략이 주원인이고 가장 잘못된 일이라고 강조하고 끝났어야 됐다고 보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여러 가지 미숙한 점이 있다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포노마렌코 대사의 리트윗에 대해 "국제적으로 부끄러운 이재명 후보"라며 "세상이 모두 러시아의 잘못을 가리키는 와중에 혼자 윤석열 후보 한번 공격하겠다는 생각으로 우크라이나 탓을 하다가 국제사회에 안 좋은 쪽으로 유명해지게 생겼다"고 지적했다.
우 본부장의 두둔에 대해선 "이재명 후보를 지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국제사회에 어떻게 비치느냐의 문제"라며 "민주당이 이성을 찾기를"이라고 했다.
친여 인사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두고 "멍청한 우크라이나 대통령 때문에 국민만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황 씨는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군사 행동을 하면 서방 국가의 맹주인 미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러시아의 침공을 막아 전쟁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며 "미국을 너무 믿은 게 결정적인 실수"라고 했다.
황 씨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리와 함께 싸울 국가는 없어 보인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선 "바보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함께 싸워줄 국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젤렌스키가 멍청한 것"이라며 "멍청한 젤렌스키 때문에 국민만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 간에 '우정' 같은 것은 사탕발림일 뿐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국가의 이익이 우선한다"며 "냉정하고 합리적인 머리를 가진 대통령이어야 적어도 국민을 전쟁의 소용돌이에 밀어 넣지 않는다. 인기를 얻기 위해 자극적인 발언이나 하는 자에게 국가를 맡기면 우크라이나 꼴을 당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지난 27일(현지 시간) 기준 어린이 14명을 포함한 민간인 35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지난 24일 시작됐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