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에는 친구들과 캠퍼스 생활을 하면서 대학생이 됐다는 걸 느껴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언제 또 상황이 바뀔지 몰라 걱정스럽기도 해요.”(서강대 신문방송학과 2학년 고모씨)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도 불구하고 최근 대학가에선 대면 수업 재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대학생 대다수가 비대면 수업을 선호하던 작년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국내 주요 대학 대부분이 대면 수업 유지 방침을 정한 가운데, 일부 대학은 개강 이후 첫 2주간 비대면 수업을 하기로 했다. 성균관대 2주간 비대면 수업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 주요 대학 대부분은 대면 수업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한양대, 중앙대, 경희대 등은 올 1학기에 대면 수업을 확대하되 비대면 수업을 병행하기로 했다.
서울대는 지난 21일 여정성 교육부총장 겸 코로나19 관리위원장 명의로 학내 구성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대면 수업 방침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서신에서 “더 이상의 파행적인 학사 운영은 또 다른 사회적 비용을 야기할 수 있다”며 “교내 확진자 분석 자료에 의하면 적어도 수업에서는 2차 감염이 일어난 일이 없었으며, 학생 중에 중증 사례 발생도 없었다”고 했다.
교육부는 앞서 지난 7일 발표한 신학기 학사운영 방안에서 대면 수업 원칙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다음달 개학 이후 첫 2주간을 ‘새 학기 적응 기간’으로 정하고 원격수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따라 성균관대는 기존 계획을 변경해 개학 이후 첫 2주간 비대면 수업을 하기로 했다. 대학들, 교내 방역 강화대면 수업 시행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대면 수업을 원하는 학생들이 부쩍 늘어난 분위기다. 이규상 고려대 총학생회장은 “이번 학기에는 대면으로 진행할 것으로 생각하는 학생들이 확실히 늘었다”며 “작년과 달리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바뀌는 일은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세대 국제캠퍼스 송도기숙사에는 지원자가 몰려 정원을 초과했다. 이 학교 관계자는 “3000명 정원에 3600명이 지원해 추첨 방식으로 입사자를 뽑으려다가 학생들의 학습권 등을 고려해 전원 기숙사에 수용하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생활과학대에 재학 중인 김모씨는 “평생에 단 한 번뿐인 대학 생활을 비대면으로 보내고 싶지 않다”며 “새 학기에 대비해 서울에 방을 구한 친구들은 성균관대처럼 비대면으로 전환할까봐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들은 학교 안팎에서 나오는 집단감염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교내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서울대는 방역 지침 준수를 학내 구성원들에게 권고하고 수업 편성과 식당 운영 시 최대한 인원을 분산시키기로 했다. 고려대는 비대면 강의 ‘슬롯 제도’를 시행한다. 특정 시간대에 캠퍼스에 학생들이 몰리는 걸 막기 위해 학과별로 비대면 수업 요일과 시간을 배정하는 식이다. 중앙대는 모든 강의실에 칸막이를 설치했다. 영국·독일 등 전면 대면 수업주요 국가 대학들도 속속 캠퍼스 문을 열고 있다. 영국 대학생들은 자가격리 중이 아니라면 대면 수업에 참여할 수 있다. 독일 대학생들은 방역 관련 증명서를 제출하면 대면 수업 참여뿐 아니라 모든 대학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싱가포르 대학들은 백신패스를 적용하고 50명 이하 소규모 수업 및 실험·실습·구직·인턴십 프로그램을 대면 방식으로 운영한다. 중국은 2020학년도 가을학기부터 전면 대면 수업을 하고 있다.
최만수/최세영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