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로 신차를 마련하려던 직장인 A씨는 한 중소 리스업체에서 보증금을 내면 리스료를 할인해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물론 보증금은 만기 때 고스란히 돌려받는 구조였다. 반신반의하던 그는 해당 업체가 카드회사와의 금융계약 서류를 내밀자 안심하고 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얼마 뒤 해당 업체는 잠적했고 A씨는 보증금을 날렸다. 차량 리스료도 할인 전 가격으로 전액 납부해야 했다.
신한카드는 27일 “최근 오토리스, 장기렌터카 등 자동차 금융상품에 대한 신종 금융사기가 급증하고 있다”며 소비자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A씨 사례는 보증금을 담보로 납입금 일부를 지원하겠다는 식의 대표적 리스 사기 수법이라는 설명이다. 신한카드는 이런 신종 오토금융사기를 벌이고 있는 대출 중개업체나 렌터카 업체, 금융지원 서비스업체 등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신한카드에 따르면 개인 명의를 빌려 렌터카를 확보해주면 월 납입금 대납은 물론 수익금을 제공하겠다는 신종 사기도 횡행하고 있다. 업체는 차량을 받은 뒤 처음 몇 달간 납입금을 대납하고, 수익금도 보내다가 향후 차량을 대포차로 매각한 뒤 잠적한다. 명의를 빌려준 개인은 꼼짝없이 차량에 대한 대출금을 전액 갚아야 한다.
차량 수출을 도와주면 수익을 배분해주겠다는 사기범도 있다. 사기 업체는 세계적인 차량 공급 부족을 빌미로 개인에게 리스차를 확보해달라고 부탁한 뒤 이자 명목의 수익을 지급하고, 수출이 완료되면 나머지 매각 대금을 주겠다고 제안한다. 이때도 차량을 넘겨받는 사기범이 잠적하면 피해자는 리스료 전액을 고스란히 부담해야 한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