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입학 시즌을 맞아 축하 선물을 주고받는 풍습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주로 노트북, 스마트폰 같은 전자기기나 옷, 시계, 화장품 등을 예쁜 포장지에 담아 선물하는 게 관례처럼 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경제교육 등 차원에서 주식 및 보험, 적금 등을 선물하는 부모 또는 삼촌·이모가 적지 않다. 모바일에서 터치 몇 번이면 간편하게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금융상품도 쏟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애플 주식 선물해볼까요즘 지하철에서는 교복 입은 학생들이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대신 증권사 앱을 켜고 주식 시세를 확인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10대의 주식 보유 잔액은 2019년 말 5000억원에서 작년 말 1조8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청소년 사이에서도 주식 투자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 만큼 유망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를 선물하는 게 소중한 추억이 될 수 있다.
대신증권, 키움증권, 하나금융투자, KB증권, NH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는 1회 최대 100만원 한도로 주식 또는 ETF 선물하기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앱을 열어 주식 수령자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보낼 종목 및 수량을 선택하면 주식 선물이 완료된다.
자녀에게 ‘종목 고르기’라는 초기 투자 경험부터 안겨주고 싶은 부모라면 한국투자증권의 온라인 금융상품권도 나쁘지 않다. 11번가, 옥션 등 주요 e커머스에서 5만원 단위로 구입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 앱을 열고 상품권 번호를 등록하면 국내외 주식, 펀드, 채권, 주가연계증권(ELS) 등 모든 금융상품의 투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와 비슷한 상품으로 신한금융투자의 ‘스탁콘(해외주식 상품권)’이 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탭에 들어가면 아마존(5만원) 테슬라(3만원) 애플(2만5000원) 엔비디아(2만원) 넷플릭스(1만2000원) 스타벅스(4500원) 등 미국 우량 주식 스탁콘들이 판매 중이다. 아마존 스탁콘을 받았다고 해서 반드시 아마존 주식만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다른 종목을 소수점 단위로 매수할 수 있다.
각종 ‘조각투자’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음악 저작권 거래 플랫폼인 뮤직카우는 지난해 말 선물하기 기능을 선보였다.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곡의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을 카카오톡이나 문자를 통해 보내주는 서비스다. 선물을 받은 사람은 해당 노래에 대한 저작권료를 매달 배당받거나 다른 사람한테 팔아 차익을 실현할 수도 있다. 입학·졸업을 축하하는 노랫말이 담긴 곡을 선물한다면 더욱 의미 있을 것이란 평가다. 모바일 보험 상품권 선물도 인기대학에 합격해 첫 자취 생활을 하게 됐다고 기뻐하는 자녀의 모습을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은 그리 편치만은 않다. 가스불을 제대로 끄지 않고 다니진 않을까, 친구들과 여행을 갔다가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부터 앞선다. 이럴 때 국내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입할 수 있는 보험료 선불쿠폰인 ‘모바일 보험상품권’이 좋은 선물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NH농협손해보험의 상품권으로 주택화재보험, 국내외 여행보험, 운전자보험, 레저상해보험, 재난보상책임보험 등의 보험료를 결제할 수 있다. 온라인몰에 따라 2만원짜리 상품권을 10% 할인된 1만8000원에 판매하는 곳도 있다. 교보생명도 내맘쏙건강보험과 미니보장보험, 암케어보험 등 세 종류의 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모바일 상품권을 팔고 있다.
아이들에게 적금 계좌를 개설해주는 것도 ‘돈 모으는 재미’를 익히도록 해주는 유익한 선물이 될 수 있다. 국민은행의 ‘KB 영유스 적금’, 신한은행의 ‘신한 마이 주니어 적금’, 우리은행의 ‘우리아이행복 적금’, 하나은행의 ‘꿈하나 적금’ 등이 각 은행의 대표 상품이다. KB 영유스 적금과 신한 마이 주니어 적금은 각각 최고금리가 연 2.85%(1년 만기 기준), 연 2.75%로 높다.
특히 꿈하나 적금은 아이가 입학한 해에 가입하면 0.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주는 게 특징이다. 2금융권 상품 중에선 웰컴저축은행의 ‘웰컴 아이사랑 정기적금’이 최대 연 4.0% 금리를 준다. 다만 시중은행 어린이·청소년 적금 통장은 월 최대 100만~300만원까지 넣을 수 있지만 웰컴 아이사랑 정기적금은 월 납입한도가 10만원으로 낮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