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를 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공매도’에 대해서는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공매도는 ‘주가를 떨어뜨리는 주범’이라거나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개인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을 손해보게 하는 제도’라는 인식도 강합니다. 대체 공매도가 뭐길래 투자자들은 공매도를 싫어할까요? 주가가 떨어지면 이익공매도는 한자로 빌 공(空)자를 씁니다. 이름만 들으면 없는 주식을 파는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이뤄지는 공매도는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주식을 빌려서 파는 투자 방식입니다. 이 방식을 차입공매도라고 부릅니다. 미국에서는 주식을 빌리지 않고도 주식을 팔 수 있습니다. 무차입 공매도입니다. 국내에서는 허용되지 않은 방식입니다.
보통 주식에 투자할 때는 주식을 사고→주가가 오르면→주식을 팝니다. 공매도는 반대입니다. 먼저 빌린 주식을 팔고→주가가 떨어지면→주식을 사서 갚습니다. 주식을 사고파는 것은 똑같지만 순서를 바꾸다보니 주가가 오를 때 이익이 나는 게 아니라 주가가 떨어질 때 이익이 나는 구조입니다.
공매도를 하려면 주식을 빌려야겠죠. 주식을 빌리는 거래를 대차거래라고 합니다. 주식을 보유한 사람은 증권사로부터 대차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줍니다. 공매도를 위해 주식을 빌리려는 사람 역시 증권사에 수수료를 내고 주식을 빌려갑니다. 수수료 가격은 주식마다 다릅니다. 주식을 빌려주는 사람보다 빌리려는 사람이 많은 종목은 수수료가 그만큼 비싸집니다.
대차거래가 얼마나 이뤄졌는지는 증권사 트레이딩시스템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대차거래가 많이 이뤄진 주식이라면 ‘앞으로 공매도가 많이 나와서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겠구나’ 하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공매도는 주가 하락의 주범일까요? 물론 주식을 파는 행위기 때문에 공매도가 주가를 떨어트리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공매도가 아니라 주식을 샀다가 파는 행위도 공매도와 마찬가지로 주가가 떨어지는 데 영향을 미칩니다.
시장이 과열되지 않도록 쏠림을 막아주는 역할도 합니다. A라는 종목이 있습니다. 이 주식을 좋게 보는 사람이라면 주식을 사면 됩니다. 하지만 이 주식을 나쁘게 보는 사람은 어떨까요? 이미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주식을 팔면 되겠지만, 애초에 전망을 어둡게 보는 사람이라면 주식을 처음부터 매수하지 않을 겁니다. 결국 낙관론자들만 모여 주가를 올리게 되겠죠. 낙관론과 비관론이 적당히 균형을 이뤄야 주가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데, 낙관론만 있을 때는 주가가 원래 가치보다 지나치게 높게 올라가게 됩니다. 거품이 터지고 주가가 제자리를 찾을 때 받는 충격은 모두 투자자의 몫입니다. 공매도가 주가를 올릴때도 있죠공매도가 주가를 올릴 때도 있습니다. 공매도를 했는데 생각보다 주가가 많이 오르면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공매도 거래를 끝내야 합니다. 우리가 주식투자를 할 때 손실이 더 커질 것 같으면 손절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공매도를 끝내려면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사서 빌렸던 주식을 갚아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주식을 사들이니 주가가 오릅니다. 공매도 투자자들이 예상과 다르게 주가가 올라 주식을 사들이는 행위를 ‘쇼트 스퀴즈(Short Squeeze)’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개인투자자인 우리도 공매도를 할 수 있을까요? 할 수 있지만 쉽지는 않습니다. 먼저 금융투자협회에서 공매도 사전 의무교육을 들어야 합니다. 다음에는 한국거래소에서 제공하는 공매도 모의거래를 한 시간 이상 해봐야 합니다. 모의거래까지 마치면 증권사 트레이딩시스템을 통해 주식을 빌려 공매도할 수 있습니다. 주식을 빌리면 90일 안에 갚아야 합니다. 주식을 공매도할 때는 수수료보다 높은 수익을 내야 한다는 점도 주의해야 합니다. 개인투자자가 주식을 빌릴 때는 보통 4~6%가량을 수수료로 내야 합니다. 주가가 그 이상 떨어져야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공매도 투자자에 주식을 빌려주고 수수료를 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나수지 한국경제신문 기자 NIE 포인트
1. 공매도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까요?
2. 공매도는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3. 공매도를 할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