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값 폭락에 밭 갈아엎은 농민들…정부 "3200톤 시장격리"

입력 2022-02-25 10:26
수정 2022-02-25 10:31
정부가 과잉생산으로 가격이 폭락하고 있는 양파를 시장에서 격리하기로 했다. 농민들이 밭을 갈아엎으며 가격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하자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제주 지역 조생종 양파를 출하 정지 조치한다고 밝혔다. 전년보다 재배 면적이 늘어난 44ha 만큼의 생산량을 수매해 격리하겠다는 것이다. 물량 기준으로는 3200톤이다.

2021년산 저장양파의 출하 연기도 추진한다. 전년산 양파를 보유하고 있는 농가와 농협에게 kg당 최대 200원을 지원해 총 2만톤을 5월 이후 출하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28일까지 신청을 받아 다음달 4일 연기 물량을 확정한다.

정부가 양파 가격 안정 조치에 나선 것은 최근 양파 값이 폭락하고 있어서다. 이달 중 서울 가락시장에서 양파 도매 가격은 kg당 453원을 기록하고 있다. 2021년 1901원에 비해 76.2% 하락했다. 평년(5개년 평균치) 가격 1166원에 비해선 61.1% 낮은 수준이다.

제주지역 농민들은 이같은 가격 폭락에 따른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해왔다. 지난 24일에는 트랙터로 양파 밭을 갈아엎는 모습도 연출했다.

홍인기 농식품부 원예산업과장은 “양파 수급대책 시행으로 금년도 양파 수급 및 가격이 안정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대책이 신속히 시행될 수 있도록 하고, 그 효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여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연간 가격 전망에 대해선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최근의 가격폭락은 작년 저장양파와 조생종 양파 공급 시기가 겹치면서 발생한 일시적인 과잉공급 때문이라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양파 전체 재배면적은 중만생종 면적의 6.7% 감소 영향으로 전년보다 5.5% 감소한 1만7521ha로 전망된다"며 "향후 기상 및 작물 생육상황에 따라 올해 전체 양파 공급량은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