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스타트업이 폐플라스틱을 100% 재사용하는 소재 개발 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어 화제를 모은다.
스타트업 테라블록은 플라스틱을 활용한 보도블록 ‘리플라’ 개발을 완료하고 오는 5월 서울의 호텔 건립 공사에 공급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리플라는 기존 시멘트 기반의 보도블록과 달리 건설 폐기물을 재활용한 순환 골재와 페트(PET)를 사용해 강도와 투수 성능을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공정 과정에서 고온의 열과 시멘트를 사용하지 않아 온실가스를 줄이는 효과가 있으며, 투수 기능을 끌어올려 도시 홍수 피해 저감과 도시 물순환 체계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권기백 테라블록 대표는 “서울시 보도블록 평가 기준 1등급을 달성했다”며 “사업에 참여 중인 120개 업체 중 1등급은 단 5곳으로, 리플라의 경쟁력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테라블록은 자원을 재사용해 새로운 디자인과 기능을 갖춘 제품을 만드는 형태의 재활용 개념을 바꾸기 위해 소재 개발 사업에도 착수했다. 테라블록은 페트 원료인 테레프탈산(TPA) 개발 원천기술을 한국화학연구원으로부터 지난해 10월 이전받았다. 저온에서 한 시간 이내에 페트를 완전히 분해해 원료를 뽑아내는 ‘해중합’ 기술로, 현재 인천 연구소에서 상용화를 위한 공정 실험 단계에 접어들었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의 여수 공장에 입주해 실증화 사업에 참여 중이다. 내년부터 국내 최초로 하루 1t 규모의 생산량을 갖추고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보도블록 제조와 TPA 개발로 테라블록은 플라스틱 중 재활용이 어려운 저급 폐플라스틱을 100% 재활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재활용 플라스틱을 수거해 보도블록을 제작하고, 재사용이 어려운 플라스틱을 가공해 TPA로 만들어 완전한 자원 재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형태다. 권 대표는 “BNK부산은행으로부터 5000만원의 투자를 받았고, 경남에 생산 공장을 구축할 방침”이라며 “각 국가와 지역 상황에 맞는 맞춤형 재활용 시스템을 개발해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